洪·羅 업은 김문수, 지지율 뜨는 한동훈…운명 가를 변수는

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에 김문수, 한동훈 후보(가나다순)가 진출한 가운데 30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복도에 두 후보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최종 경선에 김문수, 한동훈 후보(가나다순)가 진출한 가운데 30일 국회 국민의힘 사무실 복도에 두 후보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한동훈(가나다순) 후보 2파전으로 좁혀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피날레를 향하고 있다. 5월 1~2일 결선 투표를 거쳐 3일 최종 후보가 결정되는 초단기 접전이다. 각 캠프의 막판 판세 예측도 분주하다.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29일 발표된 2차 경선 투표 결과 1위 후보는 30%대 득표율, 2위 후보는 20%대 득표율을 기록했고, 한 자릿수 차이였다고 한다. 결선 투표의 승패를 가를 쟁점은 2차 경선 투표에서 김 후보와 한 후보를 선택하지 않거나,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제3지대 표심’의 향방이다. 

가장 주목받는 건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의 이동이다. 홍 후보는 29일 경선 탈락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내진 않았다. 하지만 홍 후보를 도왔던 현역 의원들은 대거 김 후보 캠프에 둥지를 틀었다. 30일 유상범·김대식·백종헌·김위상 의원 등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탈락한 나경원 의원도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김 후보는 취재진과 만나 “홍 후보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서 통화를 못 했지만, 홍 후보와 나는 생각이 다를 것도, 특별히 숨겨 놓을 것도 없는 사이”라고 했다.

홍 후보의 지지 표심은 향후 김 후보 쪽에 더 많이 흡수될 것이라는 게 당내 정설이다. 영남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2차 경선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고 가정하고, 양자 대결 시 표 이동을 추산해보면, 김 후보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찬성파인 안 후보 지지층은 한 후보 쪽에 더 쏠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경선 과정에서 안 후보가 한 후보를 저격하거나 토론에서 두 사람이 충돌한 점을 들어, 안 후보의 표심이 한 후보에게 온전히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김문수,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결과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김문수, 한동훈, 안철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후보자 선출을 위한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결과 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에 한 후보 측은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에 기대를 건다. 한 후보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결선 진출은) 결국 당원들이 제가 이기는 후보라고 보고 집단 지성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정치에 관심이 적은 분들보다, 당원들이 훨씬 더 전략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후보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반탄 불가론’을 강조하면서, 토론 등의 강점을 앞세워 대이재명 경쟁력을 부각하고 있다. 또 한 후보 측은 홍 후보 지지층은 유연한 보수 성향이기 때문에, 표심 이동을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고 본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홍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김 후보에게 쏠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 측은 지지율이 최근 상승세를 탔다는 점도 부각한다. 경선 초기만 해도 한 후보는 보수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나 홍 후보에게 밀렸고, 이 때문에 결선 진출이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중립 성향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는 기세 싸움인데 크게 보면 김 후보는 하락세, 한 후보는 상승세라 백중세”라고 했다.

2차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약 37만5000명의 당원 표심을 두 후보가 얼마나 자기 쪽으로 끌어당길지도 관건이다. 결선 투표는 당 지지층, 무당층 대상 여론조사와 당원 선거인단 투표를 50%씩 합산한다. 2차 경선의 당원 투표율은 50.93%였는데, 당 지도부는 결선 투표율이 60% 이상으로 올라갈 거라고 본다. 이 경우 약 10만 명의 당원이 새롭게 투표에 참여한다. 김 후보 측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바라는 보수층이 굳히기 투표에 나설 것이라고 보지만, 한 후보 측은 2차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부동층이 투표율을 끌어올리면 한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