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우여곡절 끝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월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월13일 서울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금융지주가 우여곡절 끝에 동양생명·ABL생명보험을 품게 됐다. 우리금융은 오는 7월 초 두 보험사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한다. 그간 은행에 치우쳐 온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2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우리금융의 동양ㆍABL생명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제출한 내부통제 개선계획과 중장기 자본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그 이행 실태를 2027년 말까지 반기(6개월)마다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달았다. 또한 금감원이 그 내용을 점검해 연 1회 금융위에 보고하도록 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두 회사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올해 1월 금융위에 자회사 편입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금감원 정기검사에서 우리은행의 대규모 부실ㆍ부당대출이 적발된 후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을 받아 최종 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상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으려면 경영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단 등급 미달인 경우에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을 통해 동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관련기사

금융위는 우리금융이 ▶지난해 당국의 경영평가 조치요구사항 21건 중 17건을 개선했고 ▶나머지 4건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마련한 점 ▶향후 5년간 내부 통제 인프라 구축 등에 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점 ▶보유 부동산과 출자 주식 매각 등을 통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기로 한 점 등을 토대로 경영상태가 건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말 12.42% 수준이었던 보통주 자본비율(CET1)도 2027년 말까지 13%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CET1는 금융회사 재무 상황이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수치가 높을수록 금융사 재정이 탄탄하고 주주 환원도 잘할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강력한 내부 통제와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ㆍ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며 “자본건전성 강화와 그룹 차원의 시너지 확대를 통해 명실상부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당국과 시장의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