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7년 만에 상하이모터쇼 찾아…중국 시장 정조준

2018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석한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인 '라페스타(Lafesta)' 옆에서 기념촬영 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8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석한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인 '라페스타(Lafesta)' 옆에서 기념촬영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7년만에 중국 상하이모터쇼를 다시 찾았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중국 시장 재진출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도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상하이모터쇼 폐막 하루 전인 지난 1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모터쇼 현장을 찾았다. 정 회장이 중국 모터쇼를 공식 방문한 건 2018년 베이징모터쇼 이후 7년 만이다. 중국에서는 매년 베이징모터쇼와 상하이모터쇼가 번갈아 열리는데, 올해 현대차·기아는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대형 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이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3월 17일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 중국 선전 BYD 본사에서 발표회를 열고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히는 모습. BYD 웨이보 캡처

지난 3월 17일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 중국 선전 BYD 본사에서 발표회를 열고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히는 모습. BYD 웨이보 캡처

정 회장은 행사장에서 비야디(BYD)·닝더스다이(CATL) 등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부터 모멘타·샤오펑 등 자율주행 업체까지 여러 기업의 전시장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뛰어난 전기차 기술을 공개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은 업체들이다. BYD는 지난 3월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하는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했고, CATL은 지난달 5분 충전에 520㎞를 주행하는 초고속 충전 배터리를 공개했다. 올해 21회를 맞은 이번 모터쇼에는 26개 국가에서 1000여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이번 정 회장의 중국 모터쇼 방문은 현대차그룹의 중국 시장 도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의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22일 상하이에서 중국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ELEXIO)’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중국 시장 재진출을 알렸다. 베이징현대는 일렉시오를 포함해 2027년까지 6종의 중국 전용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현대차·기아는 2010년대 중반까지 중국에서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팔며 현지 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줄었고, 지난해엔 20만4573대(0.65%)까지 줄었다. 중국에 있던 5개 공장 중 베이징 1공장(2021년)과 충칭공장(2024년)은 이미 매각했고, 2016년 가동을 시작한 장쑤성 창저우 공장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한때 철수설까지 돌았던 현대차가 다시 중국 시장을 노리는 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630만3000대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60.9%를 차지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1%(6만3000대)만 차지해도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8만5000대)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규모와 기술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도 현지 시장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