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양성소 '부산글로벌웹툰센터'서 잉태된 웹툰…드라마·영화로 인기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내 마련된 창작지원실에서 작가가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내 마련된 창작지원실에서 작가가 웹툰을 제작하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전국 최초로 설립된 ‘부산글로벌웹툰센터(이하 웹툰센터)’가 웹툰 작가 양성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은 2017년 설립 이후 웹툰 작가 131명을 배출했다. 이들이 연재한 작품 고료와 영화와 드라마, 게임 캐릭터로 활용되면서 거둔 이익이 160억원에 달한다. 올해 6월부터는 국비 1억5000만원을 투입해 신진 작가 양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4일 부산시에 따르면 웹툰센터를 운영하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한국콘텐트진흥원 주관 ‘지역 기반형 웹툰 작가 양성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진흥원은 확보한 국비 1억5000만원으로 신진 웹툰 작가를 발굴해 육성하고, 국내외 웹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이를 위해 5월 초 신진 웹툰 작가 10여명을 모집하고, 6월부터 6개월간 멘토링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선발된 신진 작가는 최대 3년간 웹툰센터에 입주해 작품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현재 웹툰센터에는 엄태복·유승진 작가 등 총 61명이 입주해 있다. 2017년 전국 최초로 설립된 이래 총 131명의 작가가 이곳을 거쳐 갔다.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작업 공간이 생기고, 동료 작가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창작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이곳을 다녀간 여러 작가의 공통된 평가다.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글로벌웹툰페스터벌'에 참가한 배민기 작가가 웹툰 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글로벌웹툰페스터벌'에 참가한 배민기 작가가 웹툰 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17년째 웹툰 작가로 활동하며 스타 반열에 오른 배민기 작가(44) 역시 웹툰센터 출신이다. 2017년부터 3년간 입주해 있는 동안 카카오페이지로 연재된 ‘내 어깨보다 높이’ 작품을 그렸다. 한국 최초의 여자 프로야구 선수의 탄생을 다룬 작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배 작가는 “월세나 관리비 걱정 없이 오롯이 작품 활동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경제적,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며 “동료 작가와 작업 내용을 공유하면서 콘텐트 질을 높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웹툰센터에서 기량을 닦은 배 작가는 2020년부터 5년째 네이버에 ‘무사만리행’을 연재 중이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해 중국·일본·대만 등에서 연재되고 있다.  

드라마·영화로 활용된 작품 26건…해외 진출작 51건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글로벌웹툰페스터벌'에 참가한 작가가 현장에서 드로잉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글로벌웹툰페스터벌'에 참가한 작가가 현장에서 드로잉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배 작가처럼 부산 출신 작가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 게임 캐릭터 등으로 개발된 사례는 총 26건에 달한다. 선용민 작가의 ‘어게인 마이 라이프’는 2022년 SBS 드라마로 방영돼 최고시청률 12%를 기록했다. 또 깁우섭 작가의 ‘샤크’는 구독자 150만 명을 기록했으며,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을 통해 방영됐다. 김혜원 작가의 로맨스 웹툰 ‘85년생’은 ‘아직 낫 서른’이라는 제목의 드라마로 제작돼 ‘카카오 TV’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해외시장에서도 부산 작가 웹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총 51개 작품이 12개국에서 연재 중이다. 구은민 작가의 웹툰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는 만화 강국인 일본·프랑스를 비롯한 8개 나라에 연재되고 있다. 미국 웹툰 플랫폼 ‘태피툰’에서 실시간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영석 작가의 웹툰 ‘독고’, ‘통’은 일본 웹툰 플랫폼 ‘픽코마’에서 연 최다 매출을 기록했다. 

작가 250여명·웹툰 스튜디오 10개…부산 ‘웹툰 도시’로 도약 

웹툰 작가층이 두터워지면서 부산은 ‘웹툰 도시’로 도약 중이다. 부산 내 웹툰 에이전시와 스튜디오는 총 10개로, 비수도권 중에서 가장 많다. 웹툰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은 10곳에 이른다. 2012년 발족한 ‘부산경남만화가연대’에서 활동 중인 작가는 250여명이다. 2014년부터 ‘부산글로벌웹툰페티스벌’을 개최해 국내외 웹툰 팬을 부산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올해에는 9월 25일부터 4일간 열리며 7000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한다.  

조유정 부산시 문화국장은 “콘텐트 분야 새로운 동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웹툰이 문화도시 부산에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글로벌웹툰페스터벌'에서 웹툰 팬들이 작가들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글로벌웹툰페스터벌'에서 웹툰 팬들이 작가들에게 사인을 받고 있다. 사진 부산글로벌웹툰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