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전 신구가드 대결...'플래시 선' 김선형 VS '야전사령관' 양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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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지난 1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SK 김선형(왼쪽 둘째)과 LG 양준석(오른쪽 둘째). [연합뉴스]

지난 1일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SK 김선형(왼쪽 둘째)과 LG 양준석(오른쪽 둘째). [연합뉴스]

 
프로농구 서울 SK 김선형(37)과 그보다 13살 어린 창원 LG 양준석(24)이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에서 ‘신구가드 대결’을 펼친다.

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챔프 1차전에서 ‘경험’과 ‘패기’를 내세워 맞붙는다. 김선형은 챔프전 우승 2회, 준우승 2회를 거둔 베테랑 가드다. 올 시즌 기량발전상을 수상한 양준석은 챔프전이 처음이다. 둘을 각각 전화 인터뷰했다.  

앞서 양준석이 지난 1일 미디어 데이에서 “내가 선형이 형보다 패스나 수비에서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도발했다. 김선형은 “준석이는 프로 3년차로 혈기왕성할 때다. 요즘 말로 긁히지는 않았다. 미디어데이 때 물고 뜯어봐야 코트에서 이기는 게 더 상위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분명 승부처에서는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농구 서울 SK 베테랑 가드 김선형. [사진 KBL]

프로농구 서울 SK 베테랑 가드 김선형. [사진 KBL]

 
김선형은 미국프로농구(NBA) 르브론 제임스(41·LA레이커스)를 보며 “영감을 얻는다”며 “코트 위에서는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전쟁터라고 생각하며 뛴다”고 했다. 섬광처럼 빠르다며 ‘플래시 선’이라 불리는 김선형은 “20대 초반엔 패기와 열정만 앞세워 계속 100으로 달렸다면, 요즘은 10으로 줄였다가 80으로 늘리며 완급 조절을 한다”고 했다. 

김선형은 지금도 체지방을 10.5~11% 정도로 유지한다. 스포츠브랜드 나이키 광고에서 지드래곤 못지 않은 댄스 실력을 뽐낸 김선형의 개인 응원가는 ‘홈스윗홈’이다. 김선형은 “지드래곤이 저와 동갑인데 화려하게 귀환해 반가웠다”며“나도 팬들과 함께 최고의 홈경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을 얻는 SK ‘3인방’ 안영준-오지현과 불화설에 대해 김선형은 “제가 욕심을 부렸다면 평균득점이 12점이 아니라 훨씬 더 높았을 거다. 올해처럼 볼을 많이 못 만져보고 희생한 시즌이 없었다”며 “(전희철) 감독님이 ‘FA 3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묶어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인터뷰하셔서 솔직히 좀 섭섭했다. 4강 플레이오프 때 컨디션이 안 좋았지만, 제가 0점을 넣어도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정규리그 1위를 한 것처럼 챔프전도 우승 하나만 보고 달려갈 것이고, 그래야 제 가치도 올라 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창원 LG 가드 양준석. [사진 KBL]

프로농구 창원 LG 가드 양준석. [사진 KBL]

 
양준석은 2012~13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와 SK의 챔프전을 직관하며 꿈을 키웠다. 양준석은 “울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녀 어릴적에는 현대모비스 팬이었다. 우승반지를 6개나 껴 가드 넘버원이라고 생각하는 양동근 (현대모비스) 코치님과 저연차였지만 좋은 활약을 펼친 (김)선형이 형을 보며 나도 언젠가 저런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양준석은 “챔프전에서 경험도 중요하겠지만 패기를 앞세워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싶다”고 했다. 양준석은 김선형의 장점으로 “속공 마무리 능력”을 꼽으면서 “약점은 비밀”이라고 했다. 김선형은 양준석의 장기는 “활동량”이라고 했다. 

프로농구 창원 LG 양준석(왼쪽)과 유기상. [사진 KBL]

프로농구 창원 LG 양준석(왼쪽)과 유기상. [사진 KBL]

 
2019년 출연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이 조언해준대로 몸집을 키운 양준석은 별명 ‘야전사령관’처럼 경기를 조율한다. 팀 동료이자 연세대 동기인 유기상(24)과 쌍둥이처럼 빼닮은 양준석은 “대학 시절부터 저를 (유)기상이로 착각하고 사인해 달라는 팬이 있었다”면서 “모기업이 같은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1위를 달리고 있는데 동반 우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인 응원가가 빅뱅의 ‘WE LIKE 2 PARTY’인 양준석은 “창원 홈경기를 파티로 만들 수 있도록 뛰겠다”고 했다. 양 팀 상징은 세이커스(송골매)와 나이츠(기사단)인데, 양준석은 “송골매가 공중을 날아다니고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으니 기사단이 못 잡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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