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만인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전민규 기자
현재 김 여사 소환이 가장 임박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의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사건으로 보인다.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2월께 김 여사 측에 두 차례 출석을 요구했고, 지난달에도 김 여사 측에 대면조사 필요성을 전달했다고 한다. 김 여사 측도 지난달 검찰에 변호인 선임계를 냈다.
공천개입 의혹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평택시장과 포항시장 공천 과정(2022년 지방선거)과 창원 의창구 공천 과정(2024년 총선)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30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명태균 사건은 녹취 등이 명확하게 나오고 공천 관련한 참고인 조사도 거의 다 이뤄진 만큼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 같다”며 “대선 이후 특검 가능성도 높은 만큼 그 전에 조사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도이치모터스 재수사... '7초 매매'가 핵심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해 9월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내용이다. 본인 계좌 6개를 주가조작 선수(주포)에게 위탁하거나 권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직접 매매해 시세 조종에 가담했다는 게 골자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재수사의 핵심은 2010년 11월 1일 김 여사 대신증권 계좌의 이른바 ‘7초 매매’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선수에게 계좌를 위탁할 당시 시세조종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7초 매매는 2차 주포 김모씨가 또 다른 선수 민씨에게 8만주를 매도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7초 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8만주 매도 주문이 나간 거래다. 법원도 이를 작전세력들이 짜고 매매한 거래라고 판단했다. 다만 기존 수사팀은 “김 여사가 시세 조종 내용을 모른 채 권 전 회장의 요청을 듣고 매도한 것”이라고 보고 무혐의 처분했다.
금융수사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고검이 재기수사를 결정한 이유는 사람을 불러야 하는 단계에 왔기 때문이다”며 “관련자 조사부터 한 다음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크로비스타 압색... 건진법사 "목걸이 잃어버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사저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전 씨가 통일교 간부로부터 받은 고가의 목걸이 등 선물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통일교 측이 금품을 건네면서 통일교 이권 청탁을 한 만큼 김 여사가 금품을 전달받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청탁금지법 위반은 물론 뇌물죄 적용도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다만 전씨가 통일교 간부로부터 청탁 대가로 김 여사 선물용 금품을 받았지만 중간에서 잃어버려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에 검찰이 목걸이 등의 실제 전달 정황을 확인하느냐에 따라 김 여사 소환 시점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지난달 7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관련 재판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