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감독, 6000명 관중 앞에서 선수 폭행…징계 여부 검토

오후성 선수를 밀치는 이정효 감독. 연합뉴스TV

오후성 선수를 밀치는 이정효 감독. 연합뉴스TV

 
프로축구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이 어린이날 수천명의 관중이 보는 앞에서 선수를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감독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할지 검토에 나섰다. 경기 감독관 보고서를 검토하고 회의를 거쳐 상벌위원회 소집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제재를 할 사안인지, 계도할 사안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선수 폭행은 지난 5일 어린이날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와 김천 상무의 하나은행 K리그12025 12라운드 홈경기에서 벌어졌다.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한 그는 잔뜩 화가 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뛰어들었다. 이어 공격수 오후성에게 달려들며 '이리 오라'는 손짓과 함께 소리쳤다. 주장 이강현이 제지했으나 이를 뿌리치고는 오후성의 왼팔을 잡고 불만을 토로한 뒤 양손으로 강하게 밀쳤다.


이 장면은 카메라를 통해 그대로 TV에 생중계됐고,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을 포함한 6238명의 관중이 목격했다. 

이 감독의 이러한 행동을 두고 감독이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한 '갑질'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그게 나쁘게 보였다면 어쩔 수 없다"며 "그 부분은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광주FC 이정효 감독. 연합뉴스

광주FC 이정효 감독. 연합뉴스

 
이 감독이 지나치게 흥분해 K리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5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공격적이면서도 불성실하게 임해 태도 논란을 불렀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막판 실점에 아쉬운 1-1 무승부로 마친 이 감독은 당시 광주 소속이던 스트라이커 허율(울산)의 경기력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보셨지 않았냐"라고 반문하는 등 짧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하는 기자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 감독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공문만 보냈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강팀 알힐랄과의 ACLE 8강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이 "(알힐랄을) 개바르거나, (알힐랄에) 개발리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광주는 0-7로 참패했고, 알힐랄의 조르즈 제주스 감독은 경기 뒤 이 감독을 향해 입을 조심하라는 듯한 손동작을 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어차피 안 볼 사람이라 괜찮다"고 말해 또다시 빈축을 샀다.

한편 이 감독은 현재 K리그에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지도자다. 2022시즌 광주 지휘봉을 잡자마자 K리그2(2부) 우승을 지휘한 그는 2023시즌엔 팀을 K리그1 3위에 올려놓으며 '젊은 명장'으로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