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대선 승리를 이끈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와 김종필 자민련 후보의 DJP연합.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10/c2f57368-d743-4012-9e95-0758990986e9.jpg)
1997년 대선 승리를 이끈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와 김종필 자민련 후보의 DJP연합. [중앙포토]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9일 통화에서 한숨을 쉬며 말끝을 흐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의 단일화 협상을 두고 한 말이다. 양측의 협상은 왜 이토록 수렁 속으로 빠져드는 것일까.
1987년 이후 대선후보 단일화를 추적한 『후보단일화 게임』에 따르면 단일화 성공에는 ‘네 가지’ 조건이 따라붙는다고 한다. ①지지율을 합쳤을 때 선두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계산 ②후보 간 지지층의 이전 가능성 ③양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작거나 비등한 상황 ④(양측의 격차가 클 경우엔) 사퇴 후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다. ①②③ 또는 ①②④ 조건의 부합도가 높을수록 단일화 성공 가능성도 커진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성사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단일화.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10/30fde72e-63c5-4646-87e3-2b70b53f66fc.jpg)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성사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의 단일화. [중앙포토]
한편 현재 지지부진한 김문수·한덕수 단일화는 2개의 조건만 충족하고 있다. 환경만 본다면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가깝다. 두 후보의 지지율 차가 작고(②), 모두 보수·대구·경북(TK)·반탄(탄핵반대)층에서 지지가 높아서 단일화 시 지지층 이동(③)도 수월한 편이다. 다만, 지지율을 합쳤을 때 선두 후보를 앞서는 조건(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약점이 있다. 8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NBS·5월 1주차)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한덕수 후보(13%)와 김문수(6%)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2%)를 넘지 못했다. 다른 조사도 별반 다르지 않다. 단일화를 하더라도 이 후보를 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붙으면서 대중적 관심과 흥행에도 한계가 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김문수-한덕수 단일화의 경우는 지지층이 겹쳐서 각자 파이를 키우기 어렵다”며 “조속한 단일화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해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않으면 점점 어려워진다. 양측의 단일화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