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잠재성장률 1% 시대…OECD도 눈높이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기관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내년 한국의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연합뉴스

12일 관계 기관에 따르면 OECD는 최근 수정한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에서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2.02%)보다 낮춘 1.98%로 전망했다. OECD가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대로 낮춘 건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1986년 이후 처음이다. 주요국과 비교하면 최근 10년(2017∼2026년) 사이 한국은 1.02% 낮아졌는데, 37개국 회원국 중 7번째로 하락 폭이 크다. 한국보다 낙폭이 큰 아일랜드(6.90%)∙뉴질랜드(1.81%)∙체코(1.49%) 등은 GDP 규모가 훨씬 작은 나라들이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같은 기간 잠재성장률이 각각 1.19%, 0.72% 상승했다. 

OECD의 전망은 잇따른 국내 기관의 ‘1%대 잠재성장률’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3월 ‘2025년 경제전망’에서 1.9%로 전망했다. KDI는 올해 1.8%인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해 2025~2030년 1.5%, 2031~2040년 0.7%, 2041~2050년 0.1%까지 떨어질 거로 내다봤다. 약 20년 뒤엔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아예 멈출 수도 있다는 경고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보유한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해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생산 수준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앞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 기초 체력이다. 


잠재성장률을 갉아먹는 주된 요인은 인구 감소에 따른 고령화다.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2019년 정점(3763만명)을 찍은 뒤 빠르게 줄어들면서 노동력 고갈이 현실화하고 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는 결국 저축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물적 자본에 대한 투자 감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