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폭염경보가 이어진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한 어린이가 뙤약볕 아래 모자챙에 손을 덧댄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국제아동권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파리기후협약 10주년을 맞아 브뤼셀자유대와 공동 연구한 보고서 ‘기후위기 속에서 태어나다2: 지금까지 없었던 삶’을 발표했다. 2015년 파리협약의 목표인 지구온난화 제한 목표(1.5도)를 달성하는 게 얼마나 많은 아동을 기후 재난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20년생 83%, 80세 되는 2100년까지 극심한 폭염 경험

기온 상승에 따른 아동 폭염 피해 예측 시나리오.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최악의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지켜지지 않으면서 2100년 지구 평균기온이 3.5도 상승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2020년생 아동의 92%(1억 1100만명)이 평생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폭염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18세 청소년이 그린 미래 기후변화 피해의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아울러 2020년생은 1960년에 태어난 조부모 세대보다 홍수·가뭄·산불 등 극한 기후로 고통받는 삶을 살 가능성이 최소 두 배 이상 높았다. 바누아투 출신의 16세 하루카는 연구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1년 사이 강력한 사이클론을 세 차례나 경험했다며 “해마다 사이클론이 집을 무너뜨려 천장을 고칠 엄두가 나지 않는다. 반복하는 재난은 자연이 아닌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홍수가 발생한 인도네이아 북부 지역에서 한 아이가 물에 잠긴 도로 위에서 자전거를 끌고 있다. EPA=연합뉴스
1.5도 억제시 3800만명 보호 “아동 중심 기후 대응해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학교에서 아이들이 더위 속에서 선풍기에 의존한 채로 수업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애싱은 “전 세계 아이들이 자신에게 책임 없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1.5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기후 대응 정책에서 아동을 중심에 둘 때만이 미래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