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몰려간 이재명·김문수·이준석…李 ‘동진 전략’에 金 ‘굳히기’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구미역 광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대구 경북대에서 각각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김성룡 기자, 뉴스1.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구미역 광장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대구 경북대에서 각각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김성룡 기자, 뉴스1.

6·3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틀째인 13일, 주요 대선 주자들은 ‘보수의 텃밭’ 대구·경북(TK)을 향했다. 3년 전 영남권 참패를 만회하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동진(東進) 전략과, 본격적인 지지층 굳히기에 나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수성(守城) 싸움이 달구벌에서 충돌한 것이다. 여기에 ‘세대교체’를 내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도 종일 대구를 누볐다. 이재명·김문수 후보는 각각 경북 안동과 영천에서 태어났고, 이준석 후보는 본적지가 대구 중구다.

이재명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유세를 시작해 대구→경북 포항→울산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경북 출신임을 강조하며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며 “‘재명이가 남이가’라고 해달라”고 외쳤다.

김문수 후보는 전날에 이어 1박 2일간 대구에 머문 뒤 울산과 부산을 찾았다. 김 후보는 “가난을 없애고 세계 최강의 제조, 산업혁명을 이룬 위대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대구·경북이 낳은 인물”이라며 “지금 국가의 위기를 구할 사람이 국민의힘 김문수라고 대구·경북 시·도민들도 잘 알고 계실 줄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대구 경북대학교를 방문해 “TK의 민심이 변하고 있다”며 “흘러간 물이 새로운 물이 될 수는 없다. 앞으로 대구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후보는 바로 저 이준석”이라고 말했다.

선거 초반 대구·경북에 화력이 집중된 것은 이번 대선의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2022년 대선에서 대구(21.6%)·경북(23.8%) 득표율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최근 3자 가상대결 조사(KBS·한국리서치, 6~8일 휴대전화 면접조사)에서 전국은 ’이재명 49%, 김문수 29%, 이준석 7%’ 순이었는데, 대구·경북에서만 ‘김문수 46%, 이재명 32%, 이준석 8%’로 순위가 바뀌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도 대구·경북 유권자와 심리적 일체감을 높이는 게 지지층 결집의 첫 단추다. 경기도에서 3선 국회의원과 재선 도지사를 지낸 그는 2016년 대구 수성 갑에서 첫 지역구 낙선의 아픔을 맛봤다.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그는 이날 “박 대통령은 서울 집을 빼앗기고 대구 달성군에 와 계시는데 저와 같은 학번”이라며 친밀감을 표시했다.

2012년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한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도 대구 민심은 중원 확장을 위해 넘어서야 하는 고지다. 이 후보 본인도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는 승부수로 당권을 거머쥐고 ‘탄핵의 강’을 건넌 경험이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은 국민의힘 입장에선 앞마당에서 힘을 모아 출발하려는 것이고, 거꾸로 지지율이 높은 민주당은 초반부터 공세에 나선 것”이라며 “개혁신당은 ‘보수의 텃밭’ 대구를 흔들어 보수층 지지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