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트럼프는 왼손을 빈 살만 왕세자 어께에 올렸고, 빈 살만 왕세자는 두 손으로 트럼프의 손을 잡았다. 로이터=연합뉴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빈 살만 왕세자의 영접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하늘에서부터 시작됐다. 착륙 30분 전부터 사우디 공군의 F-15 전투기 3대씩이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좌우 양옆을 밀착 호위했다.

트럼프가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계단에도 보라색 카펫이 깔렸다. AP=연합뉴스
댄 스캐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엑스(X)에 에어포스원에서 촬영한 F-15 호위 장면 영상을 게시하며 "에스코트해 주고, 트럼프 대통령을 든든하게 지켜줘서 우리 모두 감사하다"고 적었다.
공항에 착륙한 에어포스원 계단 아래에는 보라색 카펫이 깔렸다. 사우디 왕실은 2021년부터 고위 인사를 맞이할 때 기존의 붉은색 대신 보라색 카펫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는 밝은 얼굴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그는 두 손을 내밀어 악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을 왕세자의 어깨에 올리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를 마친 뒤 공항 청사로 이동해 사우디 전통 아랍 커피를 대접받았다. 이후 왕궁에서는 다시 '커피 의식'이 이어졌다.
왕궁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차 '더 비스트'는 아라비아 말들의 호위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 측 참모진과 기업인들이 대거 동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투기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비행기를 호위하고 있다. 에어포스 원 내부에서 찍은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빈 살만 왕세자와 오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CEO,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 주요 기업 인사들도 참석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 나와 환대한 모습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2년 사우디를 방문했을 때와 대조적이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2017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며 관계가 소원해졌다. 2022년 사우디 방문 당시엔 왕세자 대신 칼리드 알파이살 메카주 주지사가 공항에 나왔다. 왕궁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나눴다. 당시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악수를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공식 만찬도 준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열리는 미·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