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영남서 종일 李때리기 "난 검사 사칭, 거짓말 안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3일 울산 중구 뉴코아아울렛 울산 성남점 앞 유세장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3일 울산 중구 뉴코아아울렛 울산 성남점 앞 유세장에서 어린아이를 안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3일 영남권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울산과 부산을 찾아 “어떤 후보는 총각, 검사를 사칭한다”며 “저 김문수는 굶어 죽어도 거짓말은 안 한다”고 말했다.

전날 대구 서문시장에 이어 이날 오전 대구 신암선열공원 참배를 시작으로 이틀째 유세를 이어간 김 후보는 이날 울산과 부산을 찾았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자 보수 지지세가 두터운 대구·경북(TK)에서 1박2일 유세를 한 뒤 부산·경남(PK)을 방문하는 등 영남권을 집중 공략하며 온종일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했다.

김 후보는 울산 첫 일정으로 오전 11시40분 중구 젊음의 거리를 찾았다. 빨간색 계열의 당 점퍼를 입은 김 후보가 어린 여자 아이를 안고 연단에 오르자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했다. 김 후보는 “제가 울산 사람을 사위로 맞았다. 이 아이는 제 사위 친동생의 딸”이라며 울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후보는 현대차와 HD현대중공업 등 지역 대표 기업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특히 “북한의 핵무기 협박 공갈에 이기기 위해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드는 위대한 K-방산, 현대중공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도덕성 문제도 파고들었다. 그는 “검사 사칭” “총각 사칭” 등 이 후보의 과거 논란거리를 언급한 뒤 “저는 장가 간 다음 총각이라고 말해본 적이 없다”며 “거짓말을 하지 않아서 손해만 보고 살아온 저 김문수, 선거철이라고 거짓말을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 남구 신정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원 유세에 나선 김기현 의원도 “민주당은 이재명을 아버지라고 부르고 이 후보가 한 마디 하면 아무도 입 못 여는 독재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가 이어 중앙전통시장 유세에 나서자 옷 가게 상인은 “범죄자와 깨끗한 후보 간의 대결”이라고 했고, 뻥튀기 판매 상인은 “꼭 이겨서 시장 경제를 살려달라”며 김 후보 손을 꼭 잡기도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 남구 중앙전통시장에서 지지자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울산 남구 중앙전통시장에서 지지자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후보는 오후 1시엔 울산 남구 신정시장을 찾아 유세를 이어갔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권성동 원내대표는 “하나만 비교해보자. (이재명, 김문수) 두 분 다 경기지사를 역임했는데 김 후보는 (재임 중) 평택에 삼성 반도체 단지를 유치했고, 성남엔 테크노밸리를 만들었다”며 “이 후보는 뭘 했나. 조폭 변호나 하고, 단군 이래 최대 대국민 사기 사건인 대장동·백현동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 업적을 추켜세우며 PK에서도 ‘박정희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데 집중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와 후보 교체 논란으로 동요하는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젊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을 반대하며 싸워왔다”며 “철 들어서 보니 제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앞서 이날 오전 TK 선거대책위위원회 출정식에선 “박 전 대통령 묘소에 가서 ‘당신의 묘소에 침을 뱉던 제가 당신의 묘소에 꽃을 바칩니다’라고 참회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는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힘을 싣기도 했다.

김 후보는 부산을 방문해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오후 4시20분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한 김 후보는 “자기 형님이 정치적으로 반대 편에 섰다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키고, 형수한테 욕설을 하는 사람 중에 누굴 뽑아야 하나”라며 “이런 (심한) 욕을 하는 사람은 확 찢어버려야겠죠”라고 말했다. 또 이 후보의 대장동 비리 연루 의혹을 꺼내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나”라며 “손만 대면 주변 사람이 전부 구속되거나 의문사하고, 공무원들이 썩어 문드러지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되면 대한민국이 남아 나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영남권 맞춤형 공약도 내놨다. 이날 오후 부산 남구 문현국제금융단지를 방문한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한 브리핑을 듣고 “국회가 열리면 첫 번째로 민주당에 요청해 설득하겠다”고 했다. PK 지역의 숙원 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대구에선 “대구·경북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했고, 울산에선 “부산에서 시작해 동해안 전체를 잇는 고속·복선전철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울러 ▶부·울·경 광역급행철도(GTX) 구축 ▶수소클러스터 조성 ▶울산 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대구 달빛철도 추진 등도 공언했다.  

이날 마지막 유세 일정으로 부산 자갈치 시장을 찾은 김 후보는 시장 상인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시장을 돈 뒤 PK 지역 국회의원들과 만찬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