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와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자밀 워니. 연합뉴스
워니는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언제가 진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일까요?'라는 제목의 한국어 글을 올렸다. 워니는 "6년간 함께한 추억과 경험은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6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 8월 21일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 날"이라며 "25살의 난 농구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몰랐다. 한 시즌도 못 버티고 돌아간 뒤 G리그에서 커리어가 서서히 사라지는 걸 지켜보게 될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워니는 또 "'은퇴하긴 너무 젊다' 등과 같은 말을 종종 듣는다"면서도 "오래도록 지켜왔던 그 열정이 희미해지고 있다. 낯선 감정"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워니의 은퇴는 예정된 일이다. 2019년부터 SK에서만 뛰며 네 차례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코트를 떠나겠다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30대 초반으로 여전히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워니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심한 건 가족 때문이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 워니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가족과 친지 여럿을 한 번에 잃었다. 이후 '인생관'이 바뀐 것 같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얘기다.
워니는 미국으로 돌아가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 모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지휘봉을 잡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그는 2022년 스토니브룩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등번호가 영구결번된 모교의 '전설'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진다는 뜻이다. 워니는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하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하게 되면…. 과연 (문)가온이를 위해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은 누가 있을까"라며 "SK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껴 더 힘들다. 이건 내 일이자 정체성이었지만 그게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안다"고 썼다. 워니의 잔류를 설득해온 SK는 20일 선수 측과 만나 최종 협상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