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길 갈 때 온 듯"...KBL 외국인 MVP 워니, SK 떠나나

SK와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자밀 워니. 연합뉴스

SK와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자밀 워니. 연합뉴스

최근 6시즌 동안 프로농구(KBL)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군림한 자밀 워니(31·미국)가 소속팀 서울 SK와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글을 썼다.  

워니는 19일 자신의 블로그에 '언제가 진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일까요?'라는 제목의 한국어 글을 올렸다. 워니는 "6년간 함께한 추억과 경험은 값으로 매길 수 없을 만큼 소중하다. 한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내 마음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6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9년 8월 21일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가 처음으로 한국에 온 날"이라며 "25살의 난 농구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몰랐다. 한 시즌도 못 버티고 돌아간 뒤 G리그에서 커리어가 서서히 사라지는 걸 지켜보게 될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워니는 또 "'은퇴하긴 너무 젊다' 등과 같은 말을 종종 듣는다"면서도 "오래도록 지켜왔던 그 열정이 희미해지고 있다. 낯선 감정"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워니의 은퇴는 예정된 일이다. 2019년부터 SK에서만 뛰며 네 차례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그는 올 시즌이 끝나면 코트를 떠나겠다고 인터뷰를 통해 여러 차례 밝혔다. 30대 초반으로 여전히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워니가 갑작스럽게 은퇴를 결심한 건 가족 때문이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 워니는 코로나19 대유행 때 가족과 친지 여럿을 한 번에 잃었다. 이후 '인생관'이 바뀐 것 같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얘기다.  

워니는 미국으로 돌아가 지도자 수업을 받으면 모교인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에서 지휘봉을 잡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그는 2022년 스토니브룩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등번호가 영구결번된 모교의 '전설'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길어진다는 뜻이다. 워니는 "미래를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하다. 집에 돌아가 가족들과 함께하게 되면…. 과연 (문)가온이를 위해 그 자리에 있을 사람은 누가 있을까"라며 "SK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껴 더 힘들다. 이건 내 일이자 정체성이었지만 그게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안다"고 썼다. 워니의 잔류를 설득해온 SK는 20일 선수 측과 만나 최종 협상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