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커피, 과자, 라면, 음료수, 아이스크림, 소스까지 주요 제품 가격은 평균 5~10% 올랐다. 식음료 업체들이 주장하는 가격 인상 이유는 원가 부담 확대다.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주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입 원재료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서 가격 부담은 더 는다.

올해 커피, 과자, 라면 등 식음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사진은 한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커피. 중앙포토
중앙일보가 한 저가 프랜차이즈 커피의 원가율(매출액 중 원가 비중)을 따져보니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를 뺀 원재료 비중이 소비자 판매가의 절반을 차지했다. 1500원 아메리카노의 경우 원두값이 판매가의 33%(500원)를 차지했다. 여기에 일회용 컵·뚜껑·컵홀더·머덜러(빨대) 비용이 135원, 커피머신 관리비 100원 등을 더하면 총 735원이었다. 판매가의 49%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부자재값은 저가 커피나 고가 커피나 비슷한 수준이고 원두값이 원가율을 좌우한다”며 “인건비나 임대료를 더하면 사실상 1500원짜리 커피는 팔면 되레 손해인 상황이지만, 일단 더 많은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는 ‘고객 유인책’으로 저가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대표 식품업체의 스낵의 원가율을 따져보니 밀 등 곡물 원료 비중이 50~60%로 컸다. 이어 유지(대두유·팜유 등)가 20%, 기타 재료비가 20%를 차지했다. 이 업체는 올해 2년여 만에 해당 과자 가격을 7% 정도 올렸다. 식품업체 관계자는 “원가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밀가루·유지 비용이 급등해도 제품 판매가에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어 나름 최소 폭만 올리고 있지만, 소비자 저항이 크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전시된 모습. 연합뉴스
식품업체들도 무작정 가격 인상에 나설 수는 없다는 걸 안다. 생필품이라 50~100원 인상에도 소비자 저항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품 크기를 줄이거나 포장비 절감, 생산 공정 자동화 등으로 원가 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판매 가격 인상이지만,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판매량이 줄면 의미가 없다”며 “제품 용량이나 크기 축소도 자칫 ‘꼼수 판매’라고 비난받을 수 있어 해외 직매입, 재고 공정 개선 등 원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