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오른쪽)를 2년 간 지도한 바티칸 인근 헬스장의 트레이너 발레리오 마셀라. 사진 이탈리아 일간지 일메사제로 홈페이지 캡처
이탈리아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가 지난 2년간 운동을 지도했던 회원이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사연이 전해졌다.
바티칸 시국 인근 헬스장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 발레리오 마셀라(26)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의 TG1 채널과 인터뷰에서 TV에 나온 레오 14세 교황의 얼굴을 보고 "처음엔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주 2∼3회 운동복 차림으로 헬스장을 찾았으며, '로버트'라는 이름으로 등록했다고 한다. 헬스장 직원들은 조용하고 차분한 교황의 모습을 보고 그가 교수나 학자일 것으로 추측해왔다.
마셀라는 "이 헬스장에서 지금의 레오 14세(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가 추기경이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다"며 "심지어 그를 지도한 나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셀라가 교황에게 직업을 물었을 땐 그저 "매우 바쁘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마셀라는 레오 14세 교황에 대해 "항상 친절했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낸 적이 없었다"고 떠올렸다. 또 체력 상태에 대해서는 "그 나이에 비해 정말 탁월했다"며 "운동을 꾸준히 해온 사람의 전형적인 몸 상태였고 근육량, 골밀도, 체지방 비율이 이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헬스장 대표인 알레산드로 탐볼라니는 가톨릭 통신사 CNA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알던 인물이 새 교황으로 선출된 사실을 알고 큰 기쁨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기쁨이 두 배, 아니 세 배로 컸다"며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애도 기간을 마친 뒤 마침내 새 교황을 뵙게 돼 기뻤는데, 그분이 우리가 알고 지내던 좋은 분이라 더욱 반가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오 14세 교황의 건강한 삶이 모두에게 훌륭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오 14세 교황은 테니스 애호가로도 잘 알려졌다. 지난 14일에는 바티칸을 방문한 세계 랭킹 1위의 이탈리아의 테니스 선수 얀니크 신네르와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라켓을 선물 받은 레오 14세 교황은 바티칸 내 테니스 코트에서 이를 실제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라 미국 시카고 태생인 그는 미국프로야구(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열렬한 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