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짜리 한판...토트넘-맨유, 유로파리그 결승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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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유로파리그 결승을 위해 빌바오에 도착한 토트넘 손흥민(왼쪽). [EPA=연합뉴스]

유로파리그 결승을 위해 빌바오에 도착한 토트넘 손흥민(왼쪽). [EPA=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이상 잉글랜드)가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킥오프하는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두 팀 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사실상 ‘망쳤다’. 토트넘은 사상 최다인 21패(11승5무)와 함께 20개 팀 중 17위다. 16위 맨유(10승9무18패)도 반세기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둘 다 그나마 자존심을 세울 건 유로파리그 우승 뿐이다. 치욕적인 시즌을 단번에 역사적인 시즌으로 바꿀 기회다. 게다가 우승팀에는 1095만 파운드(약 204억원)의 돈을 준다. 다음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덤이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할 경우 수당 및 중계권료 등으로 1000억원을 벌 수 있다. 결국 결승전에서 이기는 팀이 1340억원까지 챙길 수 있다.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둔 토트넘 손흥민.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유로파리그 결승을 앞둔 토트넘 손흥민.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경기가 열리는 빌바오는 인구 35만명. 그 4분의 1에 달하는 8만명의 축구 팬이 밀려들 예정이다. 10명이 함께 쓰는 호스텔이 경기 전날과 당일 2박에 100만원이다. 이처럼 숙박요금이 폭등하자 많은 팬이 노숙하거나 차 안에서 자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빌바오 지역 주민들도 경기 당일 전후 물가가 9배까지 치솟자 이를 비판했다. 일부 주민은 “2018년 유러피안 럭비컵 결승 때처럼 술집에서 맥주 한잔에 10유로(1만6000원)에 팔면 안 된다”고 가격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41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을 직관하려는 토트넘 팬이 맨유 팬보다 더 많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맨유를 상대로 3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최근 6경기로 넓혀도 4승2무 절대우위다. 하지만 통계업체 옵타가 수퍼컴퓨터로 1만번 시뮬레이션한 결과우승 확률은 맨유(50.7%)가 토트넘(49.3%)에 조금 앞선다. 맨유는 윙어 아마드 디알로, 수비수 마타이스 더리흐트 등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토트넘은 제임스 매디슨, 루카스 베리발, 데얀 클루셉스키 등 주축 선수 3명이 부상으로 빠졌다.

토트넘 손흥민과 맨유 페르난데스를 내세운 유로파 리그 결승 포스터.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토트넘 손흥민과 맨유 페르난데스를 내세운 유로파 리그 결승 포스터. [사진 토트넘 인스타그램]

 
최근 발 부상에서 복귀한 토트넘 손흥민(33)은 “인생에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며 프로 데뷔 15년 만의 첫 우승을 바랐다. 맨유에서는 유로파리그 4강전 2골 등으로 대회 득점 선두(7골)인 브루노 페르난데스(31·포르투갈)가 고군분투 중이다.


맨유는 2017년 유로파리그 등 유럽대항전에서만 6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팀의 대결을 앞두고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 2001년 토트넘 원정경기 당시 라커룸에서 했던 말도 회자했다. 퍼거스 전 감독은 당시 하프타임 때 “얘들아, (상대는 고작) 토트넘이잖아”라는 말로 전의를 끌어올렸고, 맨유가 5-3으로 이겼다.

17년 전 토트넘의 마지막 우승(2008년 리그컵) 멤버 이영표(48)는 “맨유가 과거에는 좋았지만, 최근 경기력은 토트넘과 엇비슷하다. 다만 결승에서는 우승 경험이 많은 팀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며 조심스럽게 맨유의 우세를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결승전의 경우 페널티킥·퇴장·주축 선수 부상 등 3가지 변수에서 승패가 갈리곤 한다. 토트넘은 초반에 강하게 나갈 텐데 마지막까지 견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손흥민이 선발이든 교체든 당연히 나올 거다. EPL 득점상도 받았는데 우승까지 추가하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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