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김건희 낙하산" 공격했던 김대남, 이재명 캠프 합류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김대남.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이 후보 측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인사를 영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행정관이 지난주 민주당 선대위 국민참여본부 부본부장으로 임명됐다”고 밝혔다. 국민참여본부장인 김교흥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새로운 정부 구성에 직접 도움을 주고 싶다고 찾아와서 합류 시키게 됐다”고 전했다. 

김 전 행정관은 중견 건설사에서 재개발 업무 등을 하다 2021년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윤공정포럼’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조직국장으로 활동한 그는 2022년 6월 지방선거 때 강남구청장 공천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이후 시민사회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 대통령실에 입성한 그는 4·10 총선 때 용인갑 공천을 노렸지만, 당시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던 이원모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밀려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정치권에선 김 전 행정관을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으로 논란이 된 인물로 기억한다. 유튜브 ‘서울의 소리’가 지난해 10월 공개한 녹음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13일 전인 지난해 7월 10일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하며 한동훈 전 대표가 ‘총선용 여론조사 당비를 이용해 자신의 대선 인지도 조사를 시행했다’는 정보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이른바 ‘읽씹’ 논란을 거론하며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진짜로 죽으려고 하더라”며 “그걸 잘 기획해서 (한 전 대표를) 치면 아주 여사가 들었다 놨다 했다고 좋아하겠는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이러한 논란에 대해 진상 조사에 착수하자 김 전 행정관은 곧장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 포함됐던 이상우 예금보험공사 부장에게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SGI 서울보증보험 상근 감사위원 임명과 관련된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4일 오후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 포함됐던 이상우 예금보험공사 부장에게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SGI 서울보증보험 상근 감사위원 임명과 관련된 질의가 쏟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전당대회 직후인 같은 해 8월 2일엔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위원에 선임됐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김건희 여사 발(發) 낙하산 인사”라는 집중 공격을 받았다. SGI서울보증은 예금보험공사가 93.85%의 지분을 가진 정부 투자 기관인데, 민주당은 금융 관련 경험이 전무한 그가 고액 연봉을 받는 감사위원이 될 수 있던 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고 봤다다.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낙천됐고, 한 전 대표를 공격하느라 힘쓴 데 대한 위로와 보은 인사였다는 의심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지난해 10월 7일 사퇴했다.


민주당이 중도와 보수를 포괄하는 ‘빅텐트’ 구축을 하면서 논란거리가 있는 인사까지 영입하는 데 대한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그렇게 비판했던 사람까지 빅텐트라는 이름 아래 영입하는 게 맞느냐”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도 “선대위가 잡탕밥이 되고 있다는 반발이 김 전 행정관 영입으로 인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 후보 지지자 모임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이게 통합이냐. 당장 철회하라”, “윤석열 라인까지 영입하다니 선대위가 똥물이 되는 것 같다”등 김 전 행정관 영입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