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선 지난 20일 오후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통상 진보진영은 국가의 상징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다르다. 김윤덕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10일 이 후보를 대신해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대선에서 승리해 진짜 태극기를 되찾겠다”라고 했다.
실제 21일 이 후보가 유세한 인천 남동구 구월 로데오광장에는 집회 시작 전부터 대형 태극기 하나가 펄럭였다. 이 대형 태극기는 최근 이 후보의 수도권 유세 현장에서 자주 목격된다. 이런 당의 움직임에 지지자들도 호응하는 추세다.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든 유세 참석자들이 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경기 김포시 사우문화체육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김문수 후보는 태극기 이미지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유세복은 당 상징색인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야구 유니폼이다. 젊음과 역동성을 강조해 청년과 중도층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차원”이라고 했지만 ‘태극기 집회’로 상징되는 김 후보의 강성 보수 이미지를 벗어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2017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에 나서면서 강성 보수의 이미지가 강해졌다. 2020년 1월엔 “광화문과 시청, 청와대 앞에서 (집회했던) 태극기 세력이 함께하는 큰 정당을 만들겠다”며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을 창당하기도 했다.
중도층 표심이 성패를 가르는 대선에서 이런 강성 이미지는 부담이다. 김 후보 측은 “자유통일당을 나오면서 전광훈 목사와 관계는 정리됐다”며 “광장에 나섰던 김문수가 아니라 노동 운동에 투신하고 정치에 처음 뛰어든 깨끗한 김문수를 앞세워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 후보도 21일 경기 고양시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국민의힘은 전광훈 목사 쪽과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후보 유세 현장에도 태극기나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든 지지자들이 줄었다. 양손에 태극기와 성기를 든 지지층에 대해서도 선대위 관계자는 “유세본부와 당협에서도 태극기를 지참하라는 주문을 전달한 적 없다”며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당과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