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사상 최초로 11만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22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본점 전광판 비트코인 시세가 띄워져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기준으로 21일 오후 7시 2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63% 오른 11만774.26달러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25분 11만774.26달러로 11만 달러 선을 뚫으면서 4개월 만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후 4시간 여 만에 11만2000달러에 근접했다가 그 뒤로도 11만 100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거래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여러 거래소 가격을 종합해 집계하는 플랫폼 코인게코 기준으로도 11만10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배경에는 우선 암호화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 상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담보 요건 강화, 자금세탁방지 의무 등을 담은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켰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화 등 특정 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암호화폐다. 시장은 규제보다 가상자산이 금융수단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 무게를 뒀고,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로 이어졌다. 최근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고객들의 비트코인 구매를 허용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19일 하루에만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에 6억6740만 달러가 유입됐는데, 이는 이달 들어 최대 규모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달러와 채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상대적 ‘안전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감세 법안의 의회 통과를 앞두고 미국의 재정 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면서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5% 넘게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다. 가상자산 관리회사 ‘갤럭시 디지털’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부채 증가와 장기금리ㆍ달러 약세 상황은 암호화폐에 호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관세 전쟁 우려에 지난달 7일 7만40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관세 협상 모드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45일 만에 50% 급등했다. 연내 13만 달러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여전히 큰 변동성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