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시장 불안에 외인 “팔자”…코스피, 9일만에 2600선 내줘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달러당 원화값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달러당 원화값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며 코스피가 9거래일 만에 26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지난밤 미국 주식, 국채, 달러 등이 동반하락하며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보다 1.22% 내린 2593.67에, 코스닥 지수는 0.82% 하락한 717.67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600선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 9일(2577.27)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선 외국인이 4857억원, 기관이 432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기관은 각각 551억원·57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167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각 -1.8%) 등 반도체주의 낙폭이 컸고, 달러당 원화가치가 떨어지며 대표적인 수출주인 현대차(-2.98%)·기아(-2.19%) 등 자동차주도 하락했다. 이날 인적분할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1.82%)는 장 한때 8.18% 급등했지만 약세로 돌아서 하락 마감했고, 최대주주인 삼성물산(-0.36%)도 초반 상승 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마감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법안 추진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우려와 미국 20년물 국채 입찰 부진 등의 여파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처음 열린 미국 국채 20년물 입찰에선 발행금리가 5.047로 결정됐는데,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미국 국채의 수요 저조와 안전자산으로서 신뢰도 하락이란 해석이 나오며 국채 투매가 이어졌다. 지난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91%),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61%), 나스닥종합지수(-1.41%) 등 미국 3대 지수도 일제히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부진은 미국의 부채 우려와 국채 금리 급등으로 간밤 미국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라며 “장 내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도가 진행됐다”고 했다.


한편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전 거래일보다 5.9원 오른 1381.3원(환율은 하락)에 거래를 마쳤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사상 처음으로 11만 달러(약 1억5200만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오후 4시 현재 1억5900만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