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깨우깐자나, 한국오픈 역대 28번째 외국인 챔피언 등극

태국의 사돔 깨우깐자나 25일 끝난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태국의 사돔 깨우깐자나 25일 끝난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다. 사진 대한골프협회

태국의 사돔 깨우깐자나(27)가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에서 우승했다. 같은 태국 출신의 뿜 삭산신(32) 그리고 유송규(29)를 각각 2타와 4타 차이로 물리치고 한국오픈 통산 28번째 외국인 챔피언이 됐다.

깨우깐자나는 25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골프장 듄스코스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277타로 정상을 밟았다. 우승상금 5억원과 7월 영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디오픈 출전권을 함께 얻었다.

아시안 투어의 일환으로 열리는 한국오픈은 출전 선수 144명 중 50명이 해외 선수들로 채워졌다. 이 가운데 15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태국 선수들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며 우승 경쟁을 벌였다. 전날 3라운드에선 삭산신이 7언더파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마지막 날에는 삭산신과 유송규가 부진한 틈을 타 깨우깐자나가 홀로 언더파를 쳐 아시안 투어 3승째를 신고했다.

전반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고전하던 깨우깐자나는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과 가까워졌다. 이어 파5 16번 홀에서 세컨드 샷이 그린을 벗어났지만, 프린지에서의 퍼트가 컵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쐐기를 박았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오픈에선 유송규의 이름이 크게 빛났다. 2015년 데뷔 후 아직 우승이 없는 유송규는 한때 140㎏ 가까이 나가던 체중을 100㎏으로 줄여 화제를 모았다.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줄인 덕분인지 이번 대회에서 날렵한 샷을 선보이며 향후 우승 가능성을 밝혔다.


같은 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선 박현경(25)이 정상을 밟았다. 사흘 내내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로 올 시즌 마수걸이 우승을 신고했다.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오픈에서 선전한 유송규. 사진 대한골프협회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오픈에서 선전한 유송규. 사진 대한골프협회

최종라운드 우승 다툼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2라운드까지 이채은2(26)에게 1타 뒤지던 박현경은 9번 홀(파5) 이글을 포함해 전반에만 4타를 줄여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채은도 파4 11번 홀 이글을 앞세워 맞불을 놓으면서 17번 홀(파4)까지 16언더파 공동선두를 이뤘다. 승부는 18번 홀에서 갈렸다. 세컨드 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한 이채은이 보기를 기록한 반면, 박현경은 침착하게 파를 잡아 통산 8승째를 기록했다.

박현경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여자골프의 인기 스타다. 타고난 실력과 빼어난 외모로 2019년 데뷔하면서부터 상당한 팬덤을 끌고 다녔다. 큐티와 뷰티풀을 합친 별명인 큐티풀도 이때 생겼다.

지난해 비거리를 늘리면서 3승을 거둔 박현경은 올 시즌 초반까지는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달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부터 4연속 톱10을 기록하더니 이번 대회에서 정상까지 차지하면서 뒤늦은 출발을 알렸다. 또, 이날 우승으로 대상 포인트 순위에서 홍정민(23)과 함께 공동 2위(206점)가 되면서 올 시즌 3승을 휩쓴 291점 1위 이예원(22)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E-1 채리티 오픈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이 대회는 채리티(자선)의 뜻을 담아 선수들의 자발적인 기부를 유도한다. 박현경은 “사실 통산 10승을 채우고 우승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대회에서 우승해 기부를 결심했다”면서 “최근 들어 매일 퍼트 스트로크를 500개씩 연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오늘의 우승과 최근 5연속 톱10으로 이어져 기쁘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