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본 젤렌스키 "측근정치 실수, 그래도 민주주의 택했다" [종전협상 우크라를 가다③]

영화판 국민의 일꾼(인민의 종)에 등장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왼쪽 두번째) 동영상 캡처

영화판 국민의 일꾼(인민의 종)에 등장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왼쪽 두번째) 동영상 캡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코미디언 겸 배우 출신이다. 그는 드라마 ‘국민의 일꾼’에서 역사 교사 출신 대통령 역을 맡으며 국민적 인기를 얻어 진짜 대통령직에 오를 수 있었다. ‘국민의 일꾼’은 시즌 1과 시즌 2 사이에 영화로도 나왔는데, 부패한 자포리자 부시장역에 유명 배우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가 캐스팅돼 젤렌스키와 열연을 펼쳤다.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만난 트레트야첸코는 옛 친구인 젤렌스키에 대해 “실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자택은 자포리자인데 왜 키이우에 있나.
딸이 “전쟁이 터졌다”고 연락이 왔다. 창문을 열어봤더니 하늘에 러시아 군용기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러시아군이 들어오기 전에 짐을 싸서 피난했다.  
우크라이나 배우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 트레이닝복 차림이라 실례를 범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박현준 기자

우크라이나 배우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 트레이닝복 차림이라 실례를 범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박현준 기자

 

배우 인생 전반부는 러시아어로, 후반부는 우크라이나어로 영화를 찍었다.
옛 소련 시절은 우크라이나를 러시아화하려 했다. 우크라이나어로 영화를 찍을 수 없었다. 우크라이나가 1991년 독립하면서 비로소 우크라이나어를 영화에 담을 수 있었다. 우리의 문화와 언어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어 행복했다.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는 다른가.
옛날 슬라브어 성경책은 지금의 우크라이나어와 비슷하다. 러시아어와는 이질적이다. 러시아는 성경을 별도로 번역할 수밖에 없었다.
우크라이나 배우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 본인 제공

우크라이나 배우 올렉산드르 트레트야첸코. 본인 제공

 


배우 젤렌스키는 어떤 사람인가.
나와 달리 젤렌스키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노력을 통해서 배우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정치인 젤렌스키를 평가하면.
젤렌스키는 정치 역시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가끔 실수도 하는 걸 보면, (연기와 마찬가지로) 정치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실수를 했나.
전문가들로 조직된 팀으로 하는 게 정치다. 그러나 젤렌스키는 방송인 시절의 측근들을 주변에 배치했다. 그들은 정치 전문가가 아니다. (젤렌스키는 재임 초기에 영화제작자, 오랜 친구 등을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정보기관장 등에 임명해 측근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금 젤렌스키를 평가하면.
우크라이나는 민주주의에선 걸음마 단계이고 부패 문제도 있다. 젤렌스키는 그럼에도 민주주의로 가는 길을 선택해 나라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못된 짓만 하다가 쫓겨난 이전의 다른 정치인들과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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