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밀라 퀘벡 인공지능 연구소 수석 아키텍트 마이클 러닝 울프와 미디어 아트 작가 김아영이 28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AI를 활용한 작품으로 한국인 최초 LG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한 김아영은 이날 문화예술세계총회 첫 행사로 열린 ‘저항, 회복력, 대응, 갱신’ 주제의 대담에서 “AI는 의도가 없고, 내부적 갈등이나 창의적 원동력이 없다. 예술적 표현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며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사용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라고 짚었다.
김아영은 전날 문화예술세계총회 사전 간담회에서도 “인간과 AI가 협업을 하더라도 예술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노동”이라며 “언젠가는 판도가 바뀔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AI가 예술의 가치를 만드는 역할까지 인간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아영과 대담한 밀라 퀘벡 인공지능 연구소 수석 아키텍트 마이클 러닝 울프는 “AI는 인류를 위해 사용돼야 한다”며 “AI는 사용할수록 여러 가지 대가가 따르기 때문에 (부작용을 막을)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작용의 사례로 여러 데이터의 무분별한 사용 가능성 등을 짚었다.
이날 개막한 제10회 문화예술세계총회는 세계 문화 예술 분야 석학 및 정책 입안자, 연구원 등이 모여 각국의 관련 정책 등을 교류하고 문화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국제 행사다. 2000년 캐나다에서 처음 열렸다. 올해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한국이 개최했다.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 제10회 문화예술세계총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오랜 세월 문화의 힘으로 스스로를 변화시켜왔다”라며 “15세기에는 모든 백성이 지식을 누리고 소통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왕에 의해 한글이 창제됐고, 20세기에는 백남준이라는 예술가가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면서 예술이 인류 공동의 실험실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BTS(방탄소년단), 영화 ‘기생충’, 그리고 수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세계와 소통하면서 모두의 문화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며 “그 바탕에는 문화가 단지 소수의 것이 아닌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하고 힘든 역사도 있었으나 문화의 힘은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합 세션에선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브라질 문화부 문화시민권 및 다양성 담당 국장 마르시아 헬레나 곤살베스 홀렌베르그, 문화정책 자문가 겸 작가 야리 카마라, UN 문화권 분야 특별 보고관 알렉산드라 잔타키가 ‘급변하는 시대, 문화의 미래 전망’를 주제로 논의했다.

박양우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28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 제10회 문화예술세계총회 세션에 참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 전 장관은 “문화는 문화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환경 변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코로나19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를 예로 들었다.
그는 “문화 현장이 피해를 입게 되면 우리의 삶도 영향을 받는다”라며 “문화예술 현장에서 일하는 예술가나 정책 담당, 단체 운영자 등이 외생 변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어떻게 대응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는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