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의뢰인 딸 성추행한 변호사, 2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법률 조언을 해주던 사업가가 구속수감된 후 그의 딸을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조정래 진현지 안희길 부장판사)는 29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김모(60)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수강을 명령했다.

김씨는 자신의 의뢰인이던 사업가의 딸 A씨를 2019년 6∼7월 총 7회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아버지가 구속된 뒤 해외 유학 생활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김씨가 관리하는 아버지의 자금으로 주거·생활비를 마련하고, 가석방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여러 차례 김씨를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김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했다.


1심 법원은 김씨의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은 김씨가 주거지에서 한 차례 A씨를 추행한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비교적 죄질이 경미한 6차례 범행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변호사인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한 범행은 그 자체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고인이 범행을 다투면서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사정도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