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혜진. AFP=연합뉴스
7언더파 단독 선두로 출발한 스탁은 5번 홀 페어웨이 왼쪽에 있는 깊은 벙커에 들어갈 것 같던 공이 튀어나오는 행운을 얻었다. 이 깊은 벙커에 들어간 선수 중 파를 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그때까지 스탁을 한 타 차로 쫓던 다케다 리오(일본)는 이 벙커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스탁은 이 홀에서 파를 했고 다음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도망갔다. 스탁은 가장 쉬운 14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큰 위기 없이 우승했다.
스탁은 경기 중 실수를 하면 클럽으로 땅을 내리치며 분노를 참지 못하던 선수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침착하게 버티면서 여자 골프 최고의 우승컵을 가져갔다.

마야 스탁. AP=연합뉴스
최혜진은 2017년 아마추어로 2위를 했고, 2022년 3위를 하는 등 이 대회에서 유난히 강했다. 이날은 볼 스트라이킹과 퍼트 등 다방면에서 그의 US여자오픈 사상 최고라고 할 만했다.
마지막 홀은 옥의 티였다. 최혜진은 이날 5타를 줄이며 5언더파 공동 3위로 파5인 마지막 홀에 왔다.
핀 50m를 남기고 웨지로 친 그의 세 번째 샷은 약간 짧았고 그린 경사를 타고 왼쪽으로 흘러내렸다. 네 번째 샷을 핀 2.5m 옆에 보냈지만 넣지 못해 보기가 됐다.
최혜진은 “핀을 공략하기에 오른쪽이 좋아 두 번째 샷을 그쪽으로 쳤는데 생각보다 오른쪽으로 갔고 경사를 타고 굴러 러프로 갔다. 라이가 좋지 않은 곳에서 치는 바람에 세 번째 칩샷이 짧았고 보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날 최혜진이 기록한 68타는 태양에 달궈져 딱딱한 코스에서 경기한 선두권 선수들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성적이었다. 최혜진은 ”아마추어 때부터 이 대회에서 잘 치다 작년 컷탈락해서 그 흐름이 끊길까 걱정했는데 올해는 아쉬우면서도 만족한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우승자 스탁은 우승 상금 240만달러(약 33억2000만원)를 받았다. 공동 4위인 최혜진은 6억7000만원이다. 최혜진이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단독 2위에 올랐다면 상금은 약 18억원이고, 파를 해 3인 공동 2위를 했다면 약 12억3000만원이다.
고진영과 윤이나는 이븐파 공동 14위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볼스트라이킹을 재연했다. 톱10에는 쉽게 들어가는 듯 했으나 16번 홀에서 4퍼트 더블보기가 발목을 잡았다.

윤이나. AP=연합뉴스
이글은 파5인 7번과 18번 홀에서 했다. 7번 홀은 그린 밖 약 30m에서 퍼트로 홀인했고 18번 홀은 2온을 한 후 1퍼트로 이글을 했다. 윤이나는 경기 후 한 시간 넘게 샷을 점검하고 갔다. 윤이나는 표정이 밝았고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연습해야 한다”면서 “많이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김아림이 3오버파 공동 26위, 유해란·양희영·유현조가 7오버파 공동 36위, 임진희는 9오버파 공동 51위, 전인지는 10오버파 54위, 황유민은 12오버파 공동 56위로 경기를 마쳤다.
밀워키=성호준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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