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6명이 방화로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한 뒤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21일 워싱턴 DC에서도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 사건으로 숨지는 일이 있었다. 당시 용의자도 “팔레스타인과 가자를 위해 그랬다”고 진술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볼더의 펄스트리트 몰에서 한 남성이 친 이스라엘 시위 참가자를 향해 화염병 등을 던졌다. FBI에 따르면 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명은 위독한 상태다. 피해자들은 여성 4명, 남성 4명으로 52세에서 88세 사이다. CBS 보도에 따르면 88세인 고령자는 홀로코스트 생존자다.
현장에서 붙잡힌 용의자는 이집트 국적인 45세의 모하메드 솔리먼으로 확인됐다. 솔리먼도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그는 범행 직전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FBI는 밝혔다. CBS 보도에 따르면 최근까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거주했다. 그는 2023년 2월에 만료되는 비이민 비자로 2022년 캘리포니아에 도착했다.

1일(현지시간) 콜로라도주 볼더의 펄 스트리트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법 집행 당국이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목격자인 콜로라도대 재학생 브룩 코프먼은 로이터에 “다리에 화상을 입고 땅에 쓰러져 있는 여성 4명을 보았으며, 그중 한 명은 전신 화상을 입고 국기로 덮여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용의자는 상의를 탈의한 채 투명 액체가 든 화염병을 들고 무언가 외치고 있었다고 전했다.
캐시 파텔 FBI 국장은 사건 직후 X(옛 트위터)에 “콜로라도 볼더에서 발생한 표적 테러 공격을 인지하고 있으며, 조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 와이저 콜로라도주 법무장관도 “대상 집단을 고려할 때 증오범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지 경찰은 현재로선 솔리먼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6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 현장 근처에 이스라엘 국기가 부착돼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선 ‘런 포 데어 라이브즈’라는 유대인 단체가 주최한 시위가 열리고 있었다. 이 단체는 지난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걷기 행사를 매주 열어왔다. 볼더 지역의 유대인 단체들은 “유사한 사건이 최근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은 커뮤니티를 매우 충격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로이터도 “일련의 사건들은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미국 내 갈등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스라엘 지지자들과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간에 정치적 분열이 점점 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워싱턴DC에 위치한 유대인 박물관 인근에서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붙잡힌 시카고 출신의 엘리아스 로드리게스(30)도 범행을 저지른 뒤 “팔레스타인 해방”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끔찍한 반유대주의적 살인사건”이라며 규탄하며 전세계 이스라엘 외교 공관에 보안 강화를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