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선 "국민만 보고 국정운영을" 대구선 "생각보다 격차 커"

제21대 대통령선거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지역별로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는 “국민만 생각하고 국정을 운영해 달라”고 했고,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는 “생각보다 후보 간 격차가 크다”며 놀라워했다. 

윤여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 관계자들이 3일 국회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가 51.7%로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윤여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선대위 관계자들이 3일 국회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에서 이재명 후보가 51.7%로 앞서는 것으로 발표되자 환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광주시민 "국민만 보고 국정 운영해야"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각각 51.7%와 39.3%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양 후보 간 차이는 12.4%포인트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의 출구조사 득표율을 기록했다.

 
광주광역시 서구에 사는 서동호(38)씨는 "새 대통령은 사리사욕만 채우지 않고, 오직 국민만 생각하고 국정을 운영했으면 한다"며 "광주에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계엄령이 이번 선거에도 영향을 준 거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광주광역시 주민 이정훈(49)씨는 "솔직히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이런저런 말이 많아서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며 "취임하더라도 호남 민심은 계속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1.7%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 예상치는 각각 39.3%, 7.7%다. 뉴스1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재명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1.7%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득표율 예상치는 각각 39.3%, 7.7%다. 뉴스1

"계엄으로 자영업자 줄줄이 폐업"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43)씨는 “지난해 12월 계엄 이후 회식이 줄고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폐업했다”며 “먹자골목들이 저녁마다 텅텅 비어 상인들이 울상이 된 지 오래인데 이번에 당선되는 후보는 꼭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민 양모(47)씨는 “제주지사부터 국회의원 3명까지 모두 더불어민주당 인사인 만큼,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면 지역 현안이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또 충북 청주시에 사는 안향옥(69) 코로나19 백신 피해자 유족회장은 “차기 정부가 백신 접종으로 숨지거나, 후유증을 앓고 있는 피해자를 위해 보상ㆍ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격차가 생각보다 커" 

반면 김문수 후보가 크게 앞설 것으로 예상한 대구에선 출구조사 결과에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대구 달서구의 한 치킨집에서 TV를 통해 출구조사를 본 50대 남성은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높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격차가 생각보다 크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은 "누가 되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이제 윤곽이 나왔으니 믿고 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일각에서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강지은(35)씨는 "대선 후보 토론을 보며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게 됐다"며 "결론적으로 10%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어 안타까운데, 이번에는 완주한 데 의의를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대통합해달라" 

김문수 후보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온 부산에서는 “아쉽지만, 대통합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컸다. 부산진구에 사는 박모(78)씨는 "이재명 대통령이 진보와 보수로 두 동강 난 사회를 통합시켜주기를 바란다"며 "이 대통령이 사회적 통합을 이끈 뒤 경제도 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남에서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 울산에서는 “안정된 리더십”을 주문했다. 울산시민 정경식(43·남구 선암동)씨는 "정치적 혼란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민생이 무너지고 정쟁에 피로했던 국민은 새 대통령에게 실질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라며 “새 대통령과 정부는 안정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시민 이상범(70)씨는 "단순한 정당 교체가 아니라 민심의 분노와 바람이 집약된 결과로 보인다"라며 “새 정부가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밤 서울 여의도공원과 서울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밤 서울 여의도공원과 서울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뉴스1

익명을 원한 울산의 40대 주부는 "민주당이 국회에 이어 대통령직까지 장악하며 권력 집중이 심화했다. 일각에서는 독재 정권으로의 회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과 새 대통령은 이전 점을 생각하면서 자신을 돌봐야 할 때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