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해 수능에 AI 감독관 투입…실시간 부정행위 감시

 중국 대학입시 ‘가오카오’(高考)가 이달 7일부터 시작된다. 올해는 약 1335만 명의 수험생이 응시했다. 이 가운데 장시성·후베이성·광둥성 등 일부 지역에서 시험 현장에 AI 기반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처음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은 올해 수능시험 시험장에 AI 감시시스템 도입한다고 밝혔다. 바이두캡쳐

중국은 올해 수능시험 시험장에 AI 감시시스템 도입한다고 밝혔다. 바이두캡쳐

장시(江西)성 간저우시 교육시험센터는 수험생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올해 대학입시의 모든 시험장에 AI 실시간 감시를 전면 시행한다”며 “이상행동이나 위반행위가 감지되면 즉시 부정행위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베이(湖北)성 교육시험원도 지난달 21일 AI 감시 시스템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후베이성 측은 “이 시스템은 속삭이기·좌우 둘러보기·옆 사람 답안지 훔쳐보기·조기 답안 작성·지연 제출·금지 물품 사용 등 시험장 내 40가지 위반 행위를 인공지능 기술로 실시간 탐지하고 경보를 발령한다”고 설명했다.

광둥(廣東)성 양장시도 올해 대학 입학시험에 AI 감시 시스템을 도입했다. 양장뉴스는 시내 15개 시험장에서 해당 시스템이 운영되며 AI 행위 인식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위반행위를 즉시 포착하고 경고를 울릴 수 있다고 전했다.

 AI 행위 인식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위반 행위를 즉시 포착하고 경보를 울릴 수 있다. 양장뉴스 화면 캡쳐

AI 행위 인식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위반 행위를 즉시 포착하고 경보를 울릴 수 있다. 양장뉴스 화면 캡쳐

 
AI 감시 시스템 찬반 논란


AI 감독관 도입은 시험의 공정성을 높인다는 평가도 있다. “대입시험은 평범한 학생들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인데 AI 시스템이 공정성을 최대한 보장해준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시성은 시범 운영 중 시험 내 부정행위가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광둥성에서도 모의고사 기간 AI가 답안을 전달하려던 수험생들을 차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모의고사에서 AI 시스템을 경험한 일부 수험생들은 “카메라의 지속적 추적이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긴장감이 높아져 답안 작성 속도가 15% 감소한 경우도 있었다. 습관적인 펜 돌리기나 다리 떨기 같은 행동이 오판돼 경보가 울리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교육 당국은 “AI는 보조적 알림 역할에 그치며 최종 판정은 감독관이 재확인 후 결정한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논란이다. AI 시스템이 수험생의 표정과 신체 동작 등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만큼 대부분 로컬 네트워크에서 암호화 저장되더라도 학부모들 사이에선 “데이터 유출이 향후 진학이나 취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후베이성과 광둥성 등은 시험 후 30일 내 수집된 데이터를 삭제하도록 규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