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아토3' 갓성비는 인정, 고속주행 승차감은 아쉬움 [주말車담]

비야디(BYD)의 국내 첫 승용 모델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 아토3. 전면부는 용의 얼굴을 형상화했다. 오삼권 기자.

비야디(BYD)의 국내 첫 승용 모델인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 아토3. 전면부는 용의 얼굴을 형상화했다. 오삼권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중국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 진출 초반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모델로 평가받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를 앞세워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에 출시된 아토3는 출시 첫 달 543대가 팔리며 테슬라·폴스타를 제치고 월간 수입 전기차 판매량 1위 모델에 올랐다. 지난달까지 더하면 BYD는 국내에서 1056대를 팔아 수입차 전체 판매량(4만9684대)의 2.12%를 차지했는데, 단일 모델 판매 실적임을 고려했을 때 준수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BYD가 지난달 28일 BYD 서초전시장에서 1000번째 인도 고객 유호성에게 차량을 인도하는 모습. 사진 BYD

BYD가 지난달 28일 BYD 서초전시장에서 1000번째 인도 고객 유호성에게 차량을 인도하는 모습. 사진 BYD

아토3은 2022년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 팔린 BYD의 인기 모델이다. BYD는 2023년 일본 진출 당시에도 아토3를 현지 첫 출시 모델로 앞세웠다. 국내에서는 일본 판매 가격 450만엔(4200만원)보다 저렴한 3150만원에 출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4일 BYD의 아토3를 타고 서울~인천국제공항 등 총 110㎞ 거리를 주행해봤다.

차량의 외관은 BYD 로고가 없으면 중국 자동차라고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평범했다. 용의 얼굴을 형상화했다는 앞모습은 헤드램프가 가늘고 길게 뻗어있어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뒷좌석 유리창에서 끝부분에 맞닿는 D필러에는 비늘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주변 디자인과 동떨어진 모습이라 다소 낯설게 느껴졌다.

아토3의 후면부 모습. 뒷좌석 유리창 끝부분 D필러에 용 비늘 무늬가 들어가 있다. 오삼권 기자

아토3의 후면부 모습. 뒷좌석 유리창 끝부분 D필러에 용 비늘 무늬가 들어가 있다. 오삼권 기자

차 크기는 다른 소형 SUV 모델보다 컸다. 아토3의 길이는 코나 일렉트릭(4355㎜)이나 EV3(4300㎜)보다 긴 4455㎜, 폭 역시 두 모델보다 넓은 1875㎜다. 실내 공간도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무릎 공간이 충분할 정도로 넓었다. 소형 SUV인 만큼440리터(L)의 트렁크 공간이 넓지는 않았지만, 뒷좌석 시트를 접으면 최대 1340L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아토3의 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 속도, 출력 등 여러 정보를 담고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주행할 때는 정보를 인식하기 어려웠다. 오삼권 기자

아토3의 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 속도, 출력 등 여러 정보를 담고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아 주행할 때는 정보를 인식하기 어려웠다. 오삼권 기자

운전석에 앉으면 손바닥만 한 크기의 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계기판이 보였다. 속도·출력·배터리·시간·온도 등 여러 정보가 표시됐지만, 화면 크기가 작아 운전 중에는 계기판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태블릿만 한 크기의 12.8인치 디스플레이는 내비게이션 티맵과 음악 플랫폼 플로 등 여러 기능을 갖춰 유용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실내 디자인도 눈에 띄었다. 돌출된 원형 손잡이, 기다란 줄 3개로 만들어진 문 수납공간, 원통형 송풍구 등 낯선 디자인은 소비자의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였다.

아토3 내부의 독특한 실내 디자인. 돌출된 원형 손잡이와 3개의 줄로 만들어진 문쪽 수납공간, 원통 모양의 송풍구를 갖췄다. 오삼권 기자

아토3 내부의 독특한 실내 디자인. 돌출된 원형 손잡이와 3개의 줄로 만들어진 문쪽 수납공간, 원통 모양의 송풍구를 갖췄다. 오삼권 기자

차를 움직여 보니 주행 성능은 준수했다. 전기차답게 소음은 적고 주행감은 부드러웠다. 서울 용산구에서 강서구까지 50분 동안 막히는 도로 14㎞를 달렸을 때 전비(1킬로와트시당 주행 거리)는 6.3 ㎞/kWh로 공인 전비(4.4㎞/kWh)보다 높게 나왔다. 아토3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21㎞로 도심 출퇴근 용도로는 충분하다. 최고 출력은 150㎾, 최고 속도는 160㎞다. 

아토3의 뒷좌석 모습. 동급 소형 전기 SUV보다 크기가 커 실내 공간도 충분했다. 오삼권 기자

아토3의 뒷좌석 모습. 동급 소형 전기 SUV보다 크기가 커 실내 공간도 충분했다. 오삼권 기자

다만, 고속도로에서 빠르게 달릴 때는 약간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노면의 충격이 그대로 전달돼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는 더 불안정했다. 다른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가속 페달을 밟고 나서 차가 움직일 때까지 반응이 다소 느리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언덕 경사로에서 정지했다가 다시 출발할 때는 더 심했다.

 

아토3의 트렁크 모습. 기본 용량은 440L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340L까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오삼권 기자

아토3의 트렁크 모습. 기본 용량은 440L지만 뒷좌석을 접으면 최대 1340L까지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오삼권 기자

아토3는 저렴한 가격에도 여러 첨단 기능을 탑재했다. 기본 모델도 주차에 편리한 3차원 서라운드 화면,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편의 기능 갖췄다. 긴급 차선 유지 보조, 전후방 충돌 경고, 사각지대 감지 등 안전 사양도 기본으로 탑재됐다. 아토3의 기본 모델은 3150만원, 공기 정화 시스템 등 추가 기능을 갖춘 플러스 모델은 3330만원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2000만원 후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