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희토류 확보 위해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 검토"

 

미중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중 무역 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속도를 높이기로 합의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 협상단이 희토류 및 자석 수출을 가속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싯 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크고 강한 악수를 나누는 짧은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악수가 이뤄진 직후 미국의 수출 통제 일부가 완화되고, 중국의 희토류가 대량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FT는 이러한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수출 통제를 무역 협상 의제로 삼을 의향이 있음을 처음으로 드러낸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확보를 막기 위해 취했던 전면적인 수출 규제 조치에서 상당히 벗어나는 행보이기도 하다.

해싯 위원장은 어떤 수출 통제가 완화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엔비디아가 중국에 최첨단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는 계속 유지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좌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도체 관련 통제 조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 왔다. 지난달에도 중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했지만, 무역협상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적용 시점을 두고 내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0일부터 11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포인트씩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며,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초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했던 비관세 조치도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이 해제하기로 한 조치 중에서도 핵심광물과 희토류에 대한 수출 통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이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제네바 합의 이후 발표한 대중국 수출 통제를 "차별적"이라고 지적하며 미국 측에 합의 이행을 촉구해 왔다.

이 같은 갈등이 고조되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전화 통화를 갖고, 미중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