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초지능’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에 집중할 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메타를 비롯한 빅테크들의 목표는 인간 수준의 지능인 AGI(일반인공지능)를 넘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 개발로 넘어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는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Superintelligence) 연구를 위한 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른 빅테크 기업들보다 먼저 AGI에 도달하겠다는 게 메타의 목표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팀은 50명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인재 채용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 스타트업인 스케일AI의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산더 왕과 임직원들도 이 연구소에 함께할 예정이다.
앞서 블룸버그는 메타가 스케일AI에 최대 10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케일AI는 28살 중국계 미국이 알렉산더 왕이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AI 모델의 학습용 데이터를 가공·정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스케일AI의 올해 기업 가치가 약 250억 달러 수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프랑스 AI 서밋에 참가한 알렉산더 왕 스케일AI CEO. AP=연합뉴스
메타가 이렇게 AI의 다음 단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자사 거대언어모델(LLM) 라마(Llama)가 오픈AI·구글 등 경쟁사에 비해 성능 면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보다 큰 모델인 비히모스(Behemoth)도 지난 4월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달인 6월로 출시가 미뤄졌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두 달 간 저커버그가 ‘창업자 모드’로 전환해 AI 사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저커버그가 외부의 검증된 인재를 직접 찾아나선 건 AI 분야에서 메타가 겪고 있는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메타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그간 AI 모델 경쟁에 집중해온 AI 업계는 이제 AGI와 초지능 경쟁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메타의 초지능 연구소 설립 소식이 보도된 10일 오후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자신의 블로그에 초지능 관련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올트먼은 “2030년에 개인이 해낼 수 있는 일의 양은 2020년에 비해 극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특이점은 점진적으로 일어나며, 우리는 기술 발전이라는 장대한 곡선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지난달 20일 구글 개발자 회의(I/O) 대담 세션에서 “지금의 AI는 AGI와 거리가 멀다”면서도 “5~10년 후에는 AGI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