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비하' 유튜버, 500만원 기부했지만…5·18재단 "거절"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 사진 잡식공룡 SNS 캡처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 사진 잡식공룡 SNS 캡처

5·18 기념재단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전남 지역을 비하하는 게시글로 논란을 빚은 맛집 소개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의 기부금을 거부했다.

11일 5·18 기념재단은 지난 9일 잡식공룡에게 메일을 보내 기부한 500만원을 반환 조치해달라는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기념재단은 재단에 기부하거나 기부받는 취지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인데 잡식공룡의 기부 행위에는 이러한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내용의 메일을 잡식공룡이 수신한 것으로 확인했지만 현재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고 반환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기념재단은 설명했다.

기념재단 관계자는 “5·18 가치를 기리겠다는 순수한 의도보다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판단했다”며 “기부금을 반환할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잡식공룡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사과 게시글과 함께 5·18 기념재단에 500만원을 후원한 결제 이력을 올렸다. 사진 잡식공룡 SNS 캡처

잡식공룡은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사과 게시글과 함께 5·18 기념재단에 500만원을 후원한 결제 이력을 올렸다. 사진 잡식공룡 SNS 캡처

 
공룡 탈을 쓰고 전국을 돌며 맛집을 소개하며 인기를 얻은 잡식공룡은 유튜브 구독자 17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전남 지역의 대선 투표 결과를 담은 사진을 게시하며 정치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 게시글의 댓글을 통해 네티즌들은 전남 지역을 향해 비하 발언을 쏟아냈고 잡식공룡은 전남 지역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갈무리한 사진을 재차 올리며 물의를 일으켰다. 잡식공룡은 또 한 네티즌이 “전라도 왜 비하하셨나요?”라고 묻자 “라도인임? 긁혔나 보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잡식공룡은 다음날 자신의 유튜버 게시물을 통해 “제가 올린 게시물에 지역 비하 표현,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내용이 있었다”며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18 기념재단에 500만원을 후원한 결제 이력도 함께 공개했다.

잡식공룡은 “기부한다고 해서 제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히 명심하고 있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비판은 이어졌고 결국 잡식공룡은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