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스트라이킹 최고...김시우·임성재 US오픈 공동 3위

임성재. Imagn Images

임성재. Imagn Images

김시우와 임성재가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벌어진 US오픈 1라운드에서 나란히 2언더파 68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4언더파 선두 JJ 스폰에 2타 차다.  

임성재는 경기 중반 5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12번째 홀인 3번 홀에서 교회 의자를 만났다. 

오크몬트의 상징인 교회 의자 벙커는 교회의 긴 의자들처럼 벙커 안에 13열의 풀이 자란다. 전까지 똑바로만 가던 티샷이 하필이면 이 홀에서 왼쪽으로 휘어 교회 의자 벙커로 들어갔다. 

함께 이 벙커에 들어간 동반자 샙 스트라카는 타구선에 의자가 걸리지 않아 그린을 향해 샷을 할 수 있었지만 임성재는 의자 둔덕이 걸려 레이업해야 했다. 이 샷도 앞 벙커 경사지에 걸리면서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러나 임성재는 볼을 굴려 일단 그린에 올리고 2퍼트 보기로 막아냈다.  

교회 의자 벙커는 3번 홀과 4번 홀 사이에 있다. 파5인 4번 홀에서도 임성재의 볼은 교회 의자 쪽으로 갔다. 다행히 벙커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A컷에 걸렸다. 


두 번째 샷을 잘 친 듯 했으나 그린 주변 벙커에 들어갔고 벙커샷은 그린을 넘어가면서 또 위기를 맞았다. 임성재는 파로 막아냈으나 버디를 잡을 홀이어서 아쉬웠다. 교회 의자 벙커가 걸린 2개 홀에서 사실상 2타를 잃었다. 임성재는 “교회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임성재가 3번 홀 교회 의자 벙커에서 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임성재가 3번 홀 교회 의자 벙커에서 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임성재는 버디 5, 보기 3개를 기록했다. 볼 스트라이킹이 매우 좋았다. 2번 홀과 8번 홀, 17번 홀 등에서 1.5m 가량의 퍼트를 놓치지 않았다면 점수가 더 좋았을 것이다. 임성재는 “짧은 퍼트를 4개 놓친 게 매우 아쉽다. 그러나 오늘 이븐파를 목표로 했는데 언더파를 쳤고 샷이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시우는 버디 4개에 보기 2개를 기록했다. 김시우는 아이언샷 득실 1위, 티샷 거리 315야드, 그린 적중률 6위 등 정상급 볼스트라이킹을 보여줬다. 14번 홀 놓친 1m 등 퍼트가 좋았다면 더 점수를 줄였을 것이다. 김시우는 “메이저는 어렵다고 생각한 적도 있는데 지난달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경쟁한 후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김시우. AFP=연합뉴스

김시우. AFP=연합뉴스

김시우는 “샷 감이 좋아 289야드의 파3인 8번홀에서 홀인원 하는 것도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252야드 메이저 대회 최장 홀인원 기록을 세운 그는 디 오픈 최장 홀인원 기록도 보유했다. 이번 대회 8번 홀에서도 홀인원을 한다면 3개 메이저대회 홀인원 기록을 갖게 된다. 김시우는 “마스터스도 욕심이 난다”며 웃었다. 

김시우는 이날 8번 홀에서 미니 드라이버로 티샷했다. 방향은 좋았으나 그린 뒤까지 흘러가면서 보기를 했다.   

김주형은 2오버파 공동 33위다. 김주형은 “샷감이 점점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4오버파 공동 66위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브라이슨 디섐보는 3오버파다. 로리 매킬로이, 마쓰야마 히데키, 토미 플릿우드 등은 4오버파다.  

대회전 코스가 어려울 거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예상보다 점수가 좋았다. 선수들은 생각보다 그린이 느렸고 물렀다고 평했다. 전날 러프를 깎는 모습도 보였다. 주최측에서 너무 어렵다는 불평이 나올 것을 우려해 코스의 발톱을 약간 깎은 것으로 보인다.    

오크몬트=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