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랠리' 급제동…이스라엘 공습에 코스피 2900선 붕괴

13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 후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 후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AP=·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 이후 상승세를 타던 국내 증시가 8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오전 코스피는 2900선이 무너졌고, 코스닥 지수는 2% 넘게 밀리고 있다. 단기 상승 부담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증시를 짓누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0.71%(20.78포인트) 하락한 2899.25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일 이후 8거래일 만의 하락세다. 장 초반 2932.38까지 오름폭을 키웠지만 이내 하락 전환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각각 4460억원, 270억원가량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개인은 4700억원어치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2.19% 내린 772.22에 거래되고 있다.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다. 이날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과 주요 핵 과학자들이 이번 작전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개시한 여파로 주식 등 위험자산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1.85%)와 삼성바이오로직스(-1.07%), LG에너지솔루션(-3.13%)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체로 하락세인 가운데, 방산주는 강세다. 풍산(18.61%)과 휴니드(12.27%), LIG넥스원(8.7%), 빅텍(8.36%) 등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석유(29%) 같은 석유 관련주도 뜀박질 중이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공습이 알려진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원유 선물은 배럴당 72.93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7.17%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74.18달러로 6.95% 치솟았다.


유로화 등 주요 6개국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8.13로 전 거래일 대비 0.21% 올랐다. 전날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1355원에서 출발했으나, 공습이 알려진 오전 9시 30분 기준 1365원으로 0.68% 하락(환율은 상승)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공격 소식에 전 거래일 대비 1.4% 상승했다. 삭소 캐피털 마켓의 전략가 차루 차나나는 “미군 기지에 대한 위협을 포함한 이란의 보복 위험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