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내란특검으로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왼쪽부터)을, 김건희 특검으로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순직해병 특검으로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지명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둘러싼 의혹을 정조준하는 3대 특별검사팀이 13일 닻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자정 ‘내란 특검’에 조은석 전 서울고검장,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순직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내란 특검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내란·외환 혐의 등 11개 항목을 수사한다. 조 특검은 평검사 시절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한 특수통이다.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나라종금 로비의혹을 수사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을 구속기소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으로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을 수사하면서 진형구 전 대검 공안부장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후 구속기소된 진 전 검사장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장인이다. 2014년엔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해양경찰의 부실구조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놓고 법무부와 진통을 겪기도 했다.
서울고검장으로 검찰을 떠난 뒤엔 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 의해 감사원 감사위원에 임명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표적 감사 논란 당시 감사보고서가 주심인 자신의 결재를 거치지 않고 수정·공개됐다고 국회 등에서 증언했다. ‘대통령실·관저 이전 감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하면서 최재해 감사원장 등 감사원 지휘부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선 굵게 수사하는 검사였다면 조 특검은 약한 곳을 파고들어 영리하게 수사하는 스타일이다. 피의자들을 구슬리고 설득하는 데 능했다”라고 했다.
민주당 추천인 민중기(66·사법연수원 14기) 김건희 특검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건진법사·명태균씨 관련 국정농단, 선거·공천개입 의혹 등 16개 항목 수사를 맡는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김 전 대법원장 취임 직후 첫 법관 정기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임명됐고 한 차례 유임돼 3년간 직을 유지했다. 그해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해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민 특검과 근무한 적 있는 한 전직 법관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전적으로 지원한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다”며 “판결에 색채를 드러낸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이명현(63·군법무관 9회) 순직해병 특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관련 구명 로비 및 윤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 등의 수사를 맡는다. 이 특검은 25년간 군 법무관으로 일한 군사법 전문가다. 1998년 제1차 병역비리합동수사본부 국방부팀장을 맡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장남의 병역비리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수사 당시 자신의 직속 상관인 국방부 검찰부장이 기무사와 함께 수사를 방해했단 내용을 담긴 보고서를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육군본부 법무감실 군판사,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특검을 잘 아는 전직 군 관계자는 “이 특검은 노무현 정부 때 장성 진급 비리 의혹을 당시 군 법무관이었던 최강욱 전 열린민주당 의원과 함께 수사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며 “군 계통을 잘 알고 군 법무관 인맥이 튼실하니 그 부분을 고려해 수사팀을 꾸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심석용·석경민·최서인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