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새 사령탑 프랑크의 '저비용 고효율' 축구는 계속될까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게 된 토마스 프랑크 감독. AP=연합뉴스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게 된 토마스 프랑크 감독. AP=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의 신임 사령탑인 토마스 프랑크(52·덴마크) 감독의 강점은 구단의 투자 대비 성적이 좋다는 것이다. '짠돌이 구단'으로 유명한 토트넘에게 어울리는 감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13일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프랑크 감독은 전 소속팀 브렌트퍼드를 201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7년간 이끌며 317경기에서 136승 71무 110패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2021~22시즌부터 2024~25시즌까지, 네 시즌 동안 누적 승점 200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344점),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316점),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이상 241점) 등 빅클럽 사령탑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반면 브렌트퍼드 구단은 프랑크 감독 재임 기간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브렌트퍼드는 201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이적료로 1억1200만 유로(약 1770억원)를 쓰는 데 그쳤다. EPL 20개 구단 중 19위였다. 프랑크 감독은 한마디로 '저비용 고효율'을 이룬 사령탑이었다. 그런 점에서 브렌트퍼드는 토트넘과 닮았다. 영국 기브미스포르트는 최근 EPL 구단주 투자액 순위를 공개했는데, 브렌트퍼드가 1억2400만 유로(약 1958억원)를 써서 19위, 토트넘이 1억9400만 유로(약 3064억원)로 16위에 올랐다. 돈을 적게 쓰는 구단 운영 철학이 브렌트퍼드와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브렌트퍼드에서 성공을 거둔 프랑크 감독이라면 토트넘을 운영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소속팀 복귀 후 새로운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된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 EPA=연합뉴스

소속팀 복귀 후 새로운 감독의 지도를 받게 된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 EPA=연합뉴스

프랑크 감독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육성 능력이다. 브렌트퍼드에서 프랑크 감독의 지도를 받은 선수 대부분은 선수 가치가 크게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공격수 브라이언 음뵈모(25)다. 2019년부터 브렌트퍼드에서 활약 중인 음뵈모는 이적료(트랜스퍼마르크트 추정치)가 5150만 유로(약 813억원) 올랐다. 그 외 대부분의 20대 선수들도 이적료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트랜스퍼마르크트는 "프랑크 감독의 육성 능력은 토트넘 구단이 매력적으로 여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트넘은 현재 세대 교체 중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13일 프랑크 감독 선임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8년까지다. 앞서 토트넘은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을 이끈 안지 포스테코글루(60·호주) 감독을 지난 7일 경질했다. 2013∼16년 브뢴뷔(덴마크) 감독을 지낸 프랑크는 브렌트퍼드 수석코치를 거쳐 2018년부터는 정식 감독으로 7년간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이 기간 2018~19시즌 챔피언십(2부리그) 11위였던 팀을 2020~21시즌 3위로 끌어올린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74년 만에 팀을 EPL에 올려놨다. 승격 이후에도 브렌트퍼드는 꾸준히 중위권을 지키고 있다. 2024~25시즌엔 EPL에서 10위를 차지했다. 토트넘은 17위였다. 

토트넘은 구단은 "프랑크 감독은 장기간에 걸쳐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했다"며 "축구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감독이고, 선수와 팀 관리에서 결과를 냈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프랑크 감독은 올여름 한국 팬에게도 자신의 축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토트넘은 8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같은 리그의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방한 경기를 펼친다. 한편,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의 진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아직 (토트넘과) 계약 1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제가 여기서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는 기다려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