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성북구,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15일 김우석 한은 금융통화연구실 조사역ㆍ황인도 금융통화연구실장 등이 발간한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에 대한 기대심리(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 2월 99포인트에서 5월 111포인트까지 급등했다. 100보다 높으면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이 지수가 오르면 대략 8개월 후 실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2020년 12월 주택가격전망CSI가 132로 정점을 찍었는데, 실제 주택가격 지수는 2021년 8~12월 내내 14~15% 상승률을 나타냈다.
집값이 폭등했던 2020년 5월 이후 2년간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2020년 4월 수준으로 유지됐을 경우, 2022년 5월 주택가격 상승 폭은 절반 수준(기간 중 24% 상승→11% 상승)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 기간 실제 주택가격 지수는 81.6에서 101.1로 급등했는데 주택 공급 등을 통해 기대 심리를 잡았다면 90.4에 그쳤을 거란 의미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대출 비율 상승 폭도 7.6%포인트 상승이 아닌 4.9%포인트 상승으로 약 3분의 1 수준이었을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다.

김경진 기자
한은은 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주택가격 기대심리를 자극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실제 최근 들어 금리 인하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일시 해제 효과가 맞물리면서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추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에도 “경기 부양이 시급하지만,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연구진은 금리를 내리더라도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대출 규제 강화, 주택 공급 확대 등 정책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을 다른 방향으로 운영해 효과를 상쇄해야 기대심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실제 가격과 가계부채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정책당국의 면밀한 모니터링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장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나 투기 수요 억제 조치 등으로도 기대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