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격, 이스라엘이 했지만 미국이 끝내야" 트럼프에 놓인 3가지 선택지는

이번 이스라엘-이란 충돌은 이스라엘이 먼저 시작했지만, 이스라엘의 '맹방'이자 이란과 핵협상 중이던 미국이 나서서 끝내야 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 놓인 3가지 선택지를 영국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짚었다. 첫째는 외교적 해결, 둘째는 미국이 직접 전쟁에 개입하는 안이다. 셋째는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지 않고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안이다. 

우선 1번 안은 이스라엘-이란 모두 준비가 안 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도 이란에 잘 먹히지 않으리란 분석도 있다. 매체는 "이란은 미국, 특히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트럼프는 미국·유럽연합(EU) 국가와 이란 간 이뤄진 '이란 핵 협정(JCPOA)'을 파기했다. 2020년엔 트럼프 지시로 이란 혁명수비대 핵심 지휘관인 카셈 솔레이마니가 제거됐다.    

이번 이스라엘-이란 충돌은 이스라엘이 먼저 시작했지만,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이 나서서 끝내야 하는 모양새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의 표지 사진이 실린 이란 신문.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이스라엘-이란 충돌은 이스라엘이 먼저 시작했지만,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이 나서서 끝내야 하는 모양새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의 표지 사진이 실린 이란 신문. 로이터=연합뉴스

 
2번 안은 미국이 전쟁 개입 시 미국 내 큰 반발이 예상된다. 트럼프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등 최근 여론이 악화한 것도 트럼프 입장에선 부담이다. 또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는 순간, 이란은 "더는 잃을 것이 없다"고 판단해 '벼랑 끝 전술'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매체는 "1, 2안이 아니라면 트럼프는 이스라엘에 지속해서 지원하는 3안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이 지난 3월 가자지구 휴전을 파기한 이후 상황처럼, 트럼프가 전쟁을 내버려 둘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 지원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본지에 "미국은 이스라엘에 방어력은 제공하지만 이란 핵심 핵시설을 공격하는 전투력까지는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미국 시설을 공격하지 않는 한 그렇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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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과 친하고, 트럼프와도 가까워" 푸틴, 중재자 급부상

 
장 위원은 "장기적으로는 이란이 '굴복했다’는 이미지로 비치지 않는 선에서 트럼프 중재 하에 조건부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3안과 1안의 절충인 셈이다. 이란 내부 정보망이 타격받았기에 전쟁을 지속할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장 위원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군사 시설을 계속 타격하고 미국은 핵 협상 중인 이란에 위기감을 주며 이란이 전향적으로 나오길 기다릴 것"이라 말했다. 

이란이 트럼프를 껄끄러워한다면, 양측 모두와 우호적이면서 트럼프와 가까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손을 빌려 사태를 풀어갈 수 있다고 장 위원은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0년 1월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0년 1월 30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회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는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이란의 유일한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 원전 건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이란에 S-300 미사일 방어 시스템 등을 지원했다. 그러면서도 푸틴은 네타냐후 총리를 여러 차례 러시아에 초청하는 등 '브로맨스'관계였다. 또 푸틴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전에도 미국과 이란이 진행 중인 핵합의와 관련해 러시아가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을 민간 용도로 변환하는 데에 기술적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협력 의사를 밝혀왔다.

트럼프 "협상하기 좋은 때" 

 
15일 트럼프는 양측에 협상을 촉구하면서도 "때로는 국가들이 먼저 싸워서 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 전 백악관에서 취재진에 "(이스라엘-이란 휴전)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협상이 이뤄질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이란 공습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나는 질문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보복 공습 등으로부터 중동 지역의 맹방인 이스라엘의 방어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5월 16일 중동 순방을 마치고 아부다비를 떠난 후 에어포스원에 동행한 언론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년 5월 16일 중동 순방을 마치고 아부다비를 떠난 후 에어포스원에 동행한 언론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하메네이 제거' 이스라엘 계획 거부"

 
트럼프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겠다는 이스라엘의 계획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2일 이란의 핵무기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대규모 선제 공습을 한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들은 이스라엘 측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미 당국자 2명이 로이터에 전했다.  

이들은 특히 이스라엘 측이 아야톨라 하메네이를 제거할 기회가 있다고 미국에 알렸지만, 트럼프가 이 계획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하메네이 제거 계획을 실행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인데, 이들 소식통은 트럼프가 직접 이런 메시지를 전달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5일 폭스뉴스에 '하메네이 암살 계획' 질문이 나오자 "실제 일어나지 않은 대화에 대한 허위 보도가 너무 많아서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필요한 일을 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미국은 미국에 좋은 게 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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