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만 잡아도 4억3000만명…K패션·K푸드 달려가는 곳

한국 패션·식품업체들이 인도에 꽂혔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거나 K팝 스타들이 입은 옷, 먹은 음식에 대한 인도 청년·중산층의 관심이 커지고 커지고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4억 인구 중 26%가 10~20대라 문화 수용 속도가 빠르고 옷이나 음식으로 소비가 확장되는 흐름도 좋다”라고 말했다.   

LF가 올 하반기 국내 패션업체 중 최초로 인도에 헤지스 단독 브랜드 매장을 오픈한다. 사진은 서울 명동에 있는 헤지스 스페이스 H 매장 전경. 사진 LF

LF가 올 하반기 국내 패션업체 중 최초로 인도에 헤지스 단독 브랜드 매장을 오픈한다. 사진은 서울 명동에 있는 헤지스 스페이스 H 매장 전경. 사진 LF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는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7%대 성장 중인 세계 5대 경제대국이다. 특히 패션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인도의 패션 시장은 지난해 1055억 달러(약 143조원) 규모에서 2028년 1224억 달러(약 16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한국 업체들의 주요 타깃은 4억3000만명에 이르는 인도의 중산층이다. 빠른 산업화로 중산층이 급증했고 연간 소득 수준 1만~2만5000달러인 이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신분제 때문에 패션 산업이 발달하지 못했는데, 한국 옷은 재질·디자인이 우수하면서도 유럽·미국 브랜드보다는 저렴해 인기”라며 “최근 인도의 골프 인구가 350만명으로 늘어 골프웨어에 관심이 커진 것도 K패션에는 호재”라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LF는 이 틈을 노려 ‘헤지스’의 인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인도 현지 브랜드 투자 회사인 아시안 브랜즈 코퍼레이션과 전략적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올 하반기 국내 패션업체 중엔 최초로 현지 브랜드 매장을 연다. LF는 “골프웨어, 캐주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며 3년 안에 10개 브랜드 매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내 K푸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최근 빼빼로, 초코파이 등 과자나 라면 외에 아이스크림 같은 냉동식품, 주류까지 수요가 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한국의 대인도 식품 수출액은 2019년 377만1000달러(약 51억원)에서 2022년 825만6000달러(약 112억원), 2023년 1164만 달러(약 158억원)로 증가세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롯데가 가장 적극적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월 인도 푸네에 공장을 완공하고 과자 외에 돼지바·죠스바 등 빙과류 라인을 조성했다. 인도의 냉동 유통이 발전하면서 빙과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준공식에 참석해 “인도가 롯데 글로벌 식품 사업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오리온도 지난 1월 인도법인에 67억원의 추가 출자를 진행했다. 인도법인 운영 및 파이 생산설비 투자를 위해서다. 2021년 3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211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안동소주도 지난해 인도 시장에 진출, 저도수인 16.5도, 12도 과실주를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저성장으로 국내 시장이 한계에 이른 만큼 인도는 매력적인 진출지”라며 “당분간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