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심리 활활...전 연령대에서 주택 매수 급증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집값 상승 기대와 불안 심리가 확산하면서 전 연령대에서 주택 매수가 급증했다. 

17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 등) 소유권 이전(매매) 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1만5684명으로 1월(8820명) 대비 77.8% 증가했다. 이 기간 30대 매수는 2302명에서 4651명으로 102% 늘었다. 40대(4658명)는 77%, 50대(3314명)는 75% 증가했다. 20대(591명)와 60대 이상(2428명)도 각각 46%, 56% 상승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무엇보다 ‘부동산 심리’가 변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서울 지역 ‘매수 우위 지수’는 82.98로 나타났다. 이른바 ‘불장’으로 불렸던 2021년 10월 셋째 주(86.07) 이후 192주 만에 최대치다. 다만 강남(91.71)과 강북(73.18) 간 격차는 컸다. 점점 벌어지는 서울 강남·북 간 집값 양극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 매수 우위 지수는 올해 1월 첫째 주엔 35.8로 시작했다. 그런데 2월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 발표 이후 69까지 급등한 이후 하락을 이어가다 5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나 집값 추이와 궤를 같이한다. 또한 가격전망지수는 지난 연말 86.4에서 5월엔 110.3으로 상승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국토연구원이 조사하는 5월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지수(131.5) 역시 전달 대비 1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6~7월 급등기에 근접한 수치다. 이 지수는 지난 3월 말 토허제 확대 지정 후 4월에 120.5까지 하락했다가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또한 국토연구원이 서울 일반 가구를 상대로 6개월 이내에 주택 구입 계획이 있는지 물은 질문에 ‘있다’는 응답은 4월 7.8%에서 5월엔 12.7%로 늘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며 “최근 서울 주택 매수세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불안감과 조급증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펀더멘털과 괴리돼 비이성적으로 과열될 경우 정부는 이를 안정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조치를 통해 추가 상승 기대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된다면 가격 상승세가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전망이 많다. 이에 정부는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 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