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도 열었다. 김 후보자는 지난 10일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었다.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향한 불법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에 대해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한 야당에서 제 총리 지명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반대를 이해한다고 해서 없는 법적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모든 문제에 대해 답할 것이고 청문회를 통과해갈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야당과의 협치에 대해선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야당의 비판을 인내하라, 그러나 틀린 비판은 설득하라’고 말씀했다”며 “지금 야당이 예상하는 것보다 저는 더 인내할 것이고, 지금 야당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설득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잇단 공개 행보를 두고 김 후보자를 잘 아는 민주당 인사는 “김 후보자가 총리임을 기정사실로 하려는 전략”이라면서 “재산 형성 관련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의 의지도 보여주면서 청문회가 문제없단 것을 공개 행보로서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벌써 국무총리가 다 된 것처럼 행세하는 경거망동”(이준우 대변인)이라 비난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공개 행보가 여권 내부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여대야소 지형이 이런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무총리 국회 임명동의안은 국회 본회의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의결돼 167석의 민주당 단독으로도 처리할 수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여권은 김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부총리의 의혹에 관해 “본인에게 물어보니 충분히 다 설명할 수 있는 의혹에 불과하다고 말씀하시고 계셔서 청문회에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된다”고 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벌써 사퇴하라고 하고 의혹 제기만 무차별적으로 하고 정치공세가 되고 이런 것들이 국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는 국정 발목잡기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인사청문특위 여당 몫 위원인 박선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총리 인사청문 위원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께서 김 후보자에 대해 재산 형성과 채무변제 의혹 제기와 정치공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주 의원이야말로 20년 가까이 공직에서만 계셨던 분이 검사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70억원의 재산을 모을 수 있었냐”고 했다. 이외에도 “김민석의 재능도 혼돈에 빠진 나라가 잘 활용하고 앞을 준비했으면 좋겠다”(추미애), “지금 국민의힘 인사청문위원들의 행태는 과거 정치검사들이 언론플레이로 여론을 호도하던 수법과 판박이”(채현일) 등의 두둔이 이어졌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공세 고삐를 놓지 않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야당이었을 때 정부 인선 비판의 기준을 이번에 민주당 인사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점검해주시기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강력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인사청문특위 위원들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불투명한 자금 출처와 정치자금 관련 의혹 ▶수입을 압도하는 지출 ▶소득 없는 자산 형성 ▶과도한 기부 내역▶의정활동 자녀 입시 활용 의혹 ▶아들 학비 출처 불명 ▶중국 석사 학위 이력의 진위 ▶지역구 위장 전입 ▶형사처벌 전과 ▶반미 전력 등 ‘10대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에게 돈을 빌려준 강신성 전 민주당 광명을 지역위원장(현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김 후보자의 전 배우자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한편 이날 여야는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24~25일에 실시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