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소방대원에게 쓴 장문의 편지.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소방대원님이 있어 든든하고 마음 따뜻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4월6일 전북 김제시 자택에서 쉬던 중 갑자기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증상이 심해지자 119에 신고했고 5분 만에 구급대원들이 도착했다.
현장에 출동한 여성 소방대원 B씨는 A씨에게 과거 병력과 현재 복용 중인 약, 통증 시작 시점 등을 차분하게 질문한 후 심전도 검사를 진행했다.
A씨는 “심전도 데이터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지 급히 대학병원에 전화하더라”라며 “가까운 대학병원에 먼저 연락했지만 수용이 어려워 전북대병원으로 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근무 중이었던 심장내과 의사가 곧 퇴근 예정이라고 하자 B씨는 ‘최대한 빨리 가겠다’며 기다려 달라며 간곡히 부탁했다”고 밝혔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는 중 불안해하는 A씨에게 “곧 도착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병원에 도착한 뒤 검사를 진행한 결과 A씨는 협심증 진단을 받았고 곧바로 혈관 확장 약물을 투여해 응급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A씨는 “B씨가 출동했을 당시 심전도 데이터를 세심히 관찰하고 정확히 판단해준 덕분에 신속한 처치가 가능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주일 후에도 B씨는 A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쾌유를 빌었다. A씨는 꾸준히 병원을 찾아 협심증 치료를 받았고 건강을 많이 회복했다고 한다. 또 과거 한 달 동안 복용했던 약이 심혈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A씨는 “평생 모르고 지낼 수도 있었던 병을 알게 돼 놀랍기도 하고 더더욱 그날의 조치에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며 “사람을 살리는 일이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직접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나서야 절실히 깨달았다”고 했다.

A씨가 소방서 인근 카페에 선결제를 한 뒤 받은 영수증.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A씨는 약 두달 뒤인 지난 16일 소방서를 직접 찾아 장문의 편지와 함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달했다.
그는 “비가 오는 날이라 바쁘실 수도 있어서 소방서 입구 앞에 계셨던 분께 해당 소속 팀장님 앞으로 전해달라고 말씀드린 후 조용히 나왔다”며 “작은 마음을 담아 근처 카페에 소방대원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결제해뒀다. 부디 부담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영수증에는 소방서 인근 카페에서 30만원을 선결제한 내역이 있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소방대원의 빠른 판단이 생명을 구했다” “소방대원의 대처도 멋지고 노고에 답례한 분도 멋지다” “이런 미담이 세상을 살 만하게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