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졌다. 현지 매체로부터 이번 대회에 참가한 32개 팀 중 전력이 최하위라는 평가를 받은 울산은 K리그 팀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도 실패했다. 마멜로디(승점 3), 플루미넨시(브라질), 도르트문트(독일·이상 승점 1)과 함께 F조에 편성된 울산(승점 0)은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플루미넨시와 도르트문트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0-0으로 비겨 승점 1씩 나눠 가졌다.

헤딩골을 터뜨리고 세리머니 펼치는 몬테레이 라모스. 로이터=연합뉴스
김판곤 감독은 "기대했던 승리와 승점을 얻지 못해 아쉽지만, 이 대회를 대비하면서 준비했던 전술은 어느 정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1승 2무로 16강에 올라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김 감독은 "우리 목표가 16강 진출이었고, 이번 경기가 승부처여서 이겼어야 했다"며 "플루미넨시, 도르트문트가 전력 측면에서 앞서 있다. 잘 회복해서 조직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로 늦게 시작됐다. 킥오프 직전 인근 지역에서 낙뢰가 감지돼 예정 시각보다 1시간 5분 뒤 경기가 시작했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는 "(기상 악화가) 경기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완전히 올라간 상태에서 다시 (라커룸)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몸이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다. 라커룸에서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소통했다"며 "상대도 마찬가지였지만 우리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다"고 돌아봤다.
흥행도 부진했다. 대륙별 클럽 대항전 우승팀끼리 맞붙던 예년과 달리, 이번 대회부너 클럽 월드컵은 32개 팀이 참여하는 메가 이벤트로 치러진다. 총상금 규모가 10억달러(약 1조 3790억원)에 달하고, 대회 개최 주기도 국가대항전 월드컵처럼 4년이다.
하지만 울산-마멜로디전 관중석 대부분이 빈 좌석이었다. 2만5000여 명 규모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은 3412명으로 집계됐다. 두 팀 모두 무명 구단이라서 큰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게다가 오후 6시가 넘었는데도 35도까지 기온이 올라가는 등 무더운 날씨가 흥행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현장을 찾아 울산의 경기를 관전했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E조 1차전에선 인터밀란(이탈리아)과 몬테레이(멕시코)가 한 골씩 주고받아 1-1로 비겼다. 몬테레이는 전반 24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세르히오 라모스가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다. 라모스는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대표팀의 레전드 센터백 출신이다. 반격에 나선 인터 밀란은 전반 42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