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고용 줄지"...1분기 건설공사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건설기성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투입에도 올 하반기 건설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건설기성은 26조8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감소했다. 액수로는 7조원 넘게 줄었다. 건설기성이 20% 이상 감소한 것은 1998년 3분기(-24.2%) 이후 처음이다. 건설기성은 현재 진행되는 공사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다. 

올해 들어 건설기성은 매월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20.5% 줄었다. 박선구 건정연 경제금융연구실장은 “민간 건축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공공 중심의 토목 경기마저 위축되며 건설시장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기성 하락은 건설사의 단기 실적은 물론 고용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1~4월 건설수주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4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5% 줄었다. 

실제로 건설사 수익은 계속 줄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국내 34곳 상장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2022년 7조9063억원에서 이듬해 6조원대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4조618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건설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평균 부채비율은 203%로 전년(137%)보다 크게 뛰었다. 또한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3개월 연속 감소했다(통계청). 

문을 닫거나 법정으로 가는 기업도 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일 기준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304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9% 증가했다. 또한 올해에만 200위권 이내 중견 건설사 11곳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부분 지방에 거점을 둔 건설사다. 이날 정부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1만 가구 매입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8000억원을 투입하는 추경안을 발표한 배경이다. 


건설정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원

건설 선행지표도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1~4월 건축허가는 전년 동기 대비 21.4%, 건축착공은 22.5% 줄었다. 건설경기 회복세가 그만큼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건설투자 전망도 어둡다. 한국은행의 ‘2025년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설투자는 11.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대로라면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연간으로는 6.1% 감소할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건설투자 전망치를 3개월 전보다 3.3%포인트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경제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하반기 건설시장은 금리 인하, 공사비 안정, 추경을 포함한 새 정부 경기 부양 기대감 등으로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설 선행지표 부진과 지방 건설 경기 침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확실성 등으로 뚜렷한 개선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은형 건정연 연구위원은 "이번 추경에서 건설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라며 "이번 조치로 건설 경기의 회복이나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건설경기 회복은 2026년 이후에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기업 도산은 물론 성장률 둔화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커질 수밖에 없어 새로운 건설수요 활로 모색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