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유엔총회 연설할까…UN총장 “민주주의 회복 얘기해 달라”

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G7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G7 정상회의 행사장에서 열린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단에 오를까. 이 대통령이 16~17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다자 외교 무대에 처음 등장하면서, 앞으로의 주요 외교 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깝게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UN) 총회 연설 여부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기간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과 두 차례 만났다. 16일 앨버타주 수상 주최 리셉션에서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은 대단하다”는 취지로 말하며 관심을 보였고, 17일 약식 회동에선 “9월에 열릴 유엔 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매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는 193개국 지도자들이 참가해 기후변화부터 국제 평화와 민주주의까지 다양한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동안 매년 유엔총회에 참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반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2년 9월 유엔총회에선 북한에 대한 언급 없이 ‘자유와 연대’를 위기 해법으로 강조했고, 이듬해 유엔총회 연설에선 “북·러의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경우 핵심 주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이 될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G7 정상회의 참석의 첫 번째 성과로 “국제사회에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각인시켰다”는 점을 꼽았다.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참석 여부도 관심이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매년 기후 위기 현황과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점검하는 회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4년 전 제26차 총회에 참석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대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특사로 파견됐다. 이 대통령이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약한 만큼, COP30 참석이 가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7일 한·브라질 정상회담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초청 의사를 밝히자,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해 보도록 해보겠다”고 답했다.


반대로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해외 정상들을 다수 초청해야 하는 건 이 대통령의 숙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통화 당시 시 주석을 APEC에 초청했으며, G7 정상회의 기간에도 앤소니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파르도 멕시코 대통령 등에 초청 의사를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국무회의에서도 경주 APEC 진행 상황에 대한 점검이 있었다”며 “이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직접 점검 회의를 가지는 등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