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체류 국민 19명 육로로 추가 대피…총 56명 요르단 도착

미국이 이란의 핵 시설을 공격하며 중동 사태가 격화하는 가운데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이란에 체류하던 한국 국민 56명이 인근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했다. 이들은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을 이용해 육로로 대피했으며, 정부는 현지 교민들과 실시간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추가 대피 수요가 발생할 경우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국민과 이란인 가족 등 20명이 지난 17일 오전(현지시간) 정부가 제공한 임차 버스를 타고 테헤란에서 출발해 약 1200㎞를 달려 18일 밤 이란 북부와 접해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   이들은 한국 국민 18명과 이란 국적 가족 2명으로 구성됐다. 외교부

한국 국민과 이란인 가족 등 20명이 지난 17일 오전(현지시간) 정부가 제공한 임차 버스를 타고 테헤란에서 출발해 약 1200㎞를 달려 18일 밤 이란 북부와 접해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에 도착했다. 이들은 한국 국민 18명과 이란 국적 가족 2명으로 구성됐다. 외교부

외교부는 21일(현지시간) 이란에 체류하던 한국 국민 19명이 투르크메니스탄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대피 인원 중에는 주이란 한국 대사관 행정직원 1명과 공관원의 가족 5명이 포함됐다. 앞서 지난 18일 20명을 시작으로 19일 14명, 20일 3명, 21일 19명 등 총 56명이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을 통해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이동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한 터라 임차 버스를 타고 약 1200㎞에 달하는 거리를 달려 대피가 이뤄졌다.

앞서 이스라엘에서도 지난 19일 한국 국민 25명과 이스라엘 국적 가족 1명이 정부가 제공한 교통편으로 육로로 요르단에 도착했다. 지난 16일에는 재이스라엘 한인회가 대절한 버스를 타고 이스라엘 교민 20여명이 역시 요르단으로 대피했다.

현재 이란에는 교민 80여명, 이스라엘에는 교민 500여명이 남아있다. 외교부는 원활한 대피를 도울 신속대응팀도 한국에서 투르크메니스탄·요르단으로 파견했다. 각각 해외안전상황실장과 영사안전정책팀장이 단장을 맡았다. 외교부는 대피 과정에서 출입국 수속 절차 지원, 현지 숙박과 귀국 항공편 안내 등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요르단 국경검문소에서 영사 조력 활동을 하는 신속대응팀. 외교부

19일(현지시간) 요르단 국경검문소에서 영사 조력 활동을 하는 신속대응팀. 외교부

현재 이란 전역에는 여행경보 3단계(출국 권고)가 발령됐다. 또한 이스라엘 전 지역은 여행경보 3단계 혹은 4단계(여행 금지)가 발령돼있다.


대통령실은 22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관련 긴급 안보·경제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현지 교민 안전 등을 점검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안정적인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상황들이 한반도 안보와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실이 이날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직후인 지난 13일 열렸던 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며 "현지 우리 교민들 상황을 잘 파악해서 피해가 있는지, 또 피해 예방을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잘 챙겨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지시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