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우(오른쪽) 대표가 이끄는 스코플은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주관 제19회 전국장애경제인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가치 있는 일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했습니다. 대학생 신분으로 돈을 마련할 방법을 고민하던 현우씨는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벌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바로 공모전에 당선돼 정부기관이나 관련 재단 또는 기업의 지원금을 받는 거예요. 그때부터 전국 어디서든 공모전이 열리면 무조건 지원했죠.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VC 등 심사역 18명 앞에서 잡빌리티 서비스를 소개했다.
먼저 공공기관 9곳과 연세대 미래캠퍼스 내부, 원주시 아파트 1곳 등에 포스터를 부착하는 등 대대적 홍보활동을 펼쳐 폐마스크 1만5000장을 확보했죠. 마스크 분리작업은 장애인 활동기관에 맡겨 장애인들의 수작업을 통해 PP 원료를 추출하고, 안경 프랜차이즈기업 다비치안경에 의뢰해 안경테를 만들었어요. 또 터치 프리키(손을 대지 않고 엘리베이터의 버튼이나 스위치 등을 누르는 위생용품)를 제작해 복지시설에 기부도 했죠. 현우씨는 이때 지원금과 제품 판매를 통해 인생 처음으로 큰돈을 버는 경험을 했다고 해요. 대학생으로 구성된 마스크두잇팀의 활약상은 이후 강원지역 신문을 비롯해 지상파 방송에도 뉴스로 다뤄지는 등 큰 화제가 됐죠. “일일이 수작업으로 마스크 분리작업을 하시던 장애인분들이 했던 이야기가 내내 마음속에 남았습니다. 일해서 버는 돈은 소액이지만 일하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었다며 무척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이때의 경험은 세 번째 창업인 스코플로 이어집니다.

2024 사회가치 목적지향기업 모의 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으로 사회적기업 인증을 위한 후속지원도 받는다.
2023년 6월말 전역한 그는 동티모르로 향했습니다. 학과 교수님의 추천으로 KOICA 해외봉사단에 합류한 거죠. 8개월간 ‘농민 가치 스마트 밸류체인사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인들에게 식량을 자급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생산한 물품의 판로 개척을 돕고, 각종 인프라 설계 등을 했어요. 또 군 시절 경험을 살려 인사 업무를 맡았죠.

2021년 ROTC 임관 전 정복을 입은 신현우씨. 그는 군 복무 중에도 육군창업경진대회에 도전했다.
현우씨의 세 번째 창업은 청년창업사관학교와 함께 시작됐어요. 창업 아이템을 정하지는 못했지만 팀 빌딩은 이미 완료한 상태였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석사 출신인 김성현 개발자와 장애인 스포츠 활동 지원 경험이 있는 양현석 디렉터는 2023년에 참여했던 각기 다른 공모전에서 만난 사이예요. 두 사람은 이미 취업한 상태였지만 현우씨의 간곡한 설득 끝에 함께하게 됐죠.
“저희 세 사람 모두 장애인 당사자 혹은 가족이거나 관련 업무를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후천적 시각장애인이 된 후 이전에 하던 부동산 관련 일을 못 하게 됐어요. 희망퇴직 후 구청에 일자리를 구하러 갔지만 장애인 일자리는 환경 미화직이나 단순 사무직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됐죠. 아버지는 원하지 않는 일을 하다가 자괴감에 빠져 마음의 병까지 생겼고 결국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2024년 인천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매출시현 우수기업으로 선정,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표창장을 받은 스코플 신현우(왼쪽) 대표.
이 분야에도 이미 2018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선두주자가 있었습니다. 현우씨는 스코플만의 세 가지 차별점으로 도전의지를 밝혔죠. “디지털 직무에 국한해서 인재를 추천한다는 점, 채용을 원하는 기업에 반드시 근로자 3인을 추천해주는 시스템,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를 보기 쉬운 디지털 픽토그램으로 구현한다는 점이 잡빌리티 서비스의 차별점이자 강점입니다.”

스코플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일자리 플랫폼 서비스 ‘잡빌리티’ 모바일 화면.
청년창업사관학교 선정 당시 동시에 글로벌 콘퍼런스사업에도 선정되면서 2024년 11월 일주일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현지 장애인 복지관과 유관기관 담당자들과 만나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었는데요. 6월 현재는 베트남 현지 시장조사를 통해 전문가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를 토대로 2026년에는 *KOICA CTS(한국국제협력단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에 도전할 계획이죠. 또한 파라다이스복지재단과 공동으로 장애인보조기구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장애인 인재풀을 보유한 스코플은 보조기구가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재단의 보조기구를 마케팅 및 홍보하는 한편 취업에 필요한 의사소통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장애인 취업 연계까지 구상 중이에요.

베트남 호찌민에서 BSSC(호찌민 스타트업 창업 관련 기관) 임원진을 만나 베트남 장애인 일자리 플랫폼 확장 방향과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현우씨는 창업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죠. “한때는 언론에 등장하는 창업가들을 볼 때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제가 막상 해보니 지금은 그저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정보가 엄청 많고 접근하는 방법도 쉽지만 그만큼 선택하는 일은 어렵죠. 요즘 청년들이 이걸 선택하면 저걸 못하게 된다는 기회비용을 따지면서 결정을 잘 못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일단은 해봐야 합니다. 젊으니까 해보고 안 되면 다른 방향으로 가도 되니까요.”
*ROTC: 1961년에 창설된 대한민국 국군의 학군사관(ROTC) 양성 과정. 4년제 대학교 학생 중 우수자를 선발, 2학년 겨울방학에 기초훈련부터 시작해서 3~4학년 2년간 학기 중 군사학 수학 및 동·하계 방학 중 입영훈련을 거쳐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이다.
*CJ도너스캠프 대학생봉사단: CJ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청소년 문화 창작 활동 지원 프로그램 ‘CJ도너스캠프 문화동아리’에서 창작 멘토링을 제공하며 활동 전반 운영을 맡는 각 분야 대학생멘토단을 일컫는다.
*리빙랩 수업: 연세대학교 리빙랩 연구센터가 주도하는 ‘살아있는 연구실’이라는 의미의 수업이다. 리빙랩 연구센터는 리빙랩 방식으로 사회 혁신에 성공하거나 실패한 국내외 사례들을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해 리빙랩 성공을 위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기술적 조건을 탐구하는 곳으로 2020년 4월 1일 연세대 미래캠퍼스 산학협력단 산하 조직으로 설립됐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공패키지 사업 중 하나로, 유망 창업아이템 및 혁신기술을 보유한 우수 창업자를 발굴하여 성공적인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청 대상은 만 39세 이하인 자로서,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 대표자로 제한한다.
*폴리프로필렌(PP):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아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소재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음식물 포장용기부터 의료기기까지 우리 몸에 직접 닿는 제품에 많이 사용된다.
*장애인 게임접근성 테스터: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가진 유저의 접근성 장벽을 발견하고 벽을 허물어 개발부서와 협업해 게임 접근성 향상을 도모하는 직무를 말한다.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가 2022년 D&I(다양성과 포용성)실을 신설해 조직 내 D&I 가치를 증진하는 활동의 일환으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 테스터를 고용한 바 있다.
*KOICA CTS: 코이카의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는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초기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사업화를 지원한다.
*CJ도너스캠프 대학생봉사단: CJ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청소년 문화 창작 활동 지원 프로그램 ‘CJ도너스캠프 문화동아리’에서 창작 멘토링을 제공하며 활동 전반 운영을 맡는 각 분야 대학생멘토단을 일컫는다.
*리빙랩 수업: 연세대학교 리빙랩 연구센터가 주도하는 ‘살아있는 연구실’이라는 의미의 수업이다. 리빙랩 연구센터는 리빙랩 방식으로 사회 혁신에 성공하거나 실패한 국내외 사례들을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분석해 리빙랩 성공을 위한 정치적·경제적·사회적·기술적 조건을 탐구하는 곳으로 2020년 4월 1일 연세대 미래캠퍼스 산학협력단 산하 조직으로 설립됐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공패키지 사업 중 하나로, 유망 창업아이템 및 혁신기술을 보유한 우수 창업자를 발굴하여 성공적인 사업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청 대상은 만 39세 이하인 자로서, 창업 후 3년 이내 기업 대표자로 제한한다.
*폴리프로필렌(PP):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아 플라스틱 중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소재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음식물 포장용기부터 의료기기까지 우리 몸에 직접 닿는 제품에 많이 사용된다.
*장애인 게임접근성 테스터: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가진 유저의 접근성 장벽을 발견하고 벽을 허물어 개발부서와 협업해 게임 접근성 향상을 도모하는 직무를 말한다.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가 2022년 D&I(다양성과 포용성)실을 신설해 조직 내 D&I 가치를 증진하는 활동의 일환으로 장애인 게임 접근성 테스터를 고용한 바 있다.
*KOICA CTS: 코이카의 CTS(혁신적 기술 프로그램)는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초기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사업화를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