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원 기자
잇단 발표로 유가와 환율이 모두 진정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3일 배럴당 68.51달러로 전 거래일(73.84달러) 대비 7.22% 떨어졌다. 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3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 봉쇄 우려도 잦아들었다. 달러 대비 원화값은 24일 1360.2원으로 하루만에 24.1원 올랐다.(환율은 하락)
유가와 환율이 안정되자 외국인·기관투자자가 반응했다. 전날 1조3800억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6298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719억원과 2242억원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김주원 기자
종목별로는 2차전지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로보택시(무인 자율택시) 서비스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주가가 8.2% 올랐다”며 “2차전지 밸류체인도 이에 연동돼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에 코스피에선 삼성SDI(4.43%)·LG에너지솔루션(2.21%)이, 코스닥에선 에코프로(14.12%)·에코프로비엠(6.05%) 등이 올랐다.
삼성전자(4.14%)와 SK하이닉스(7.71%) 등 반도체 대표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오는 26일(한국시간)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 기대를 상회하는 약 88억달러(약 12조원)의 2025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마이크론은 주력 제품과 고객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비슷하지만 실적은 앞서 발표해 반도체 업황을 점칠 수 있는 ‘풍향계’로 불린다.
이에 삼성전자는 6만500원으로 마감해 지난 3월 28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6만전자’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7.32% 오른 2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쳐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시총은 202조7487억원(2위)으로 1위인 삼성전자(358조1381억원)와의 간격을 좁혔다.
종전(終戰) 수혜주로 불리는 건설도 올랐다. GS건설(2.33%)과 대우건설(1.80%) 등이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위원장 오기형 민주당 의원)를 출범하고 상법개정 의지를 강조하면서 KB금융(4.37%), 우리금융지주(3.98%) 등 은행주도 상승했다. 전통적으로 저평가·고배당 업종인 은행주가 주주환원 정책을 더울 적극적으로 펼칠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내년 상반기 코스피가 3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이날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예정대로 입법되고, 기업들도 자사주 매입 등 적극적 주주환원에 나선다면 코스피가 내년 상반기 36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오는 7월 9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 불확실한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 시기 등으로 올해 하반기엔 단기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