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위아 대표 교체...젊은 리더십으로 위기 돌파

경남 창원에 위치한 현대위아 본사의 모습. 사진 현대위아

경남 창원에 위치한 현대위아 본사의 모습. 사진 현대위아

현대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의 정재욱 대표이사(사장)가 대표 직에서 물러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24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소식을 알렸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엔진과 구동 시스템, 열관리 시스템 등을 만드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정 대표는 2020년 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위아 대표에 내정됐고, 2021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대표 임기를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차 부품개발사업부장, 현대차 북경현대기차유한공사 구매본부장, 현대차 구매본부장 등 30년 넘게 현대차그룹 부품 관련 사업을 담당했다.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가 지난 24일 사임 소식을 전했다. 사진 현대위아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가 지난 24일 사임 소식을 전했다. 사진 현대위아

정 대표는 4년 이상 현대위아를 이끄는 동안 내연기관 부품 제조 중심이던 현대위아의 주력 사업을 전동화 사업쪽으로 옮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차 열관리 사업을 시작해 양산까지 이끌었고, 지난 3월에는 주력 사업과 시너지가 적은 공작기계사업 부문을 릴슨PE·스맥에 매각했다. 정 대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에게 솔직하게 조언할 수 있는 인사로도 알려졌다.

1959년생인 정 대표의 교체는 현대차그룹의 ‘세대교체’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세 등 글로벌 위기와 전동화 등 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새 인물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시도라는 것이다. 현대위아 실적은 주춤하다. 올해 1분기 매출 2조618억원, 영업이익 4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5.9% 줄었다. 멕시코에 공급하던 엔진이 차종 생산 중단 등의 요인으로 멕시코법인 가동률이 낮아진 영향이다.  


비정규직 노조와의 갈등도 있다. 금속노조 현대위아 비정규직지회는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현대위아 창원1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근로자 파견 문제를 두고 집회 중이다. 불법 파견이 아니라는 현대위아 측과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비정규직 노조 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회사가 집회를 금지하는 소송을 내고, 본사를 경기 의왕시로 옮기는 걸 검토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세대교체를 통해 현대위아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의 후임으로는 권오성 현대차 연구개발지원사업부 상무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 내정자는 1970년생으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인사·노무·총무·안전을 담당해왔다. 권 상무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대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리더십으로 현대위아 노사 갈등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